"해조류로 만든 접시, 친환경 가치소비 담았죠" [Up! 부산 스타트업]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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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이노베이션 차완영 대표

미역귀 등 해조류 100% 활용
친환경 접시·양갱 개발해 주목
1000억 원 규모 해외 투자 받아
부산에 친환경 공장 설립 목표

미역귀 등 해조류를 활용해 친환경 그릇을 개발한 마린이노베이션의 차완영 대표. 그는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끝까지 친환경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형욱 기자 thoth@ 미역귀 등 해조류를 활용해 친환경 그릇을 개발한 마린이노베이션의 차완영 대표. 그는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끝까지 친환경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형욱 기자 thoth@

“우리 아이들의 ‘깨끗한 미래’ 위해, 지금 당장 친환경 생활을 시작해야 합니다.”

바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뭇가사리, 모자반, 미역귀 등 해조류를 100% 활용, 친환경 제품을 개발하고 있는 ‘마린이노베이션’ 차완영(49) 대표가 힘주어 말했다. 마린이노베이션은 부산의 스타트업으로 대기업과 그들의 계열사가 주도하고 있는 ‘소재 산업’ 부문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기업이다. 이윤 추구만큼이나 사회적 책임이라는 기업의 본질적인 역할을 강조하며, 사람들에게 ‘가치소비’의 경험을 공유하는 데도 앞장서고 있다.

■아이와 미래를 위해

마린이노베이션은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한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깨닫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다. 2019년 설립되어 어느덧 6주년을 맞았다. 차 대표는 “기후 위기는 지구 생태계 변화를 부르고, 곧 사람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식량 위기로 이어진다”며 “미세플라스틱보다 더 작은 나노플라스틱이 곧 인류의 가장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는 나노플라스틱을 측정할 장비도 부족하고, 당장 눈에 보이는 오염이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 나서서 해결할 의지도 없다”며 걱정을 드러냈다.

환경 오염에 대한 특별한 경각심으로 회사까지 설립하는 투철한 책임감을 가지게 된 데에는 가슴 아픈 속사정이 있다. 차 대표의 딸은 생후 100일이 지나자마자 희귀병 진단을 받았다. 딸의 고통은 온전히 아버지의 책임감으로 되돌아왔다. 그는 “병원에서는 원인 불명이라고 하니 환경 문제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며 “우리 아이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고 친환경 제품 개발에 더욱 절실하게 매달린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해초로 만든 접시와 양갱

마린이노베이션은 ‘해조류’에서 길을 찾았다. 아이디어는 차 대표의 경험에서 나왔다. 창업 전 그는 현대글로비스 등 대기업에서 자원 트레이딩 업무를 담당했다. 그 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현지 회사에서 근무하며 소재화가 가능한 해조류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했고 창업으로 이어졌다.

마린이노베이션은 우뭇가사리, 모자반, 미역귀 등 펄프 성분을 많이 가진 해조류 부산물을 활용해 ‘100% 친환경 바이오소재’를 개발, 이를 활용해 음식을 담는 식품 용기를 만든다.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종이컵, 접시, 도시락 용기를 해조류로 만들어 플라스틱 사용을 줄여나가는 게 최종 목표다.

차 대표는 “목재 펄프의 경우 소재화 과정에서 염소 등 화학물질을 사용하지만, 우리의 해조류는 처리 공정은 완전 무염소 표백 공정으로 친환경적이다”라며 “공정 시간도 3분의 1로 줄어 전처리 과정에서 에너지 절약과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등 경제성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기존 플라스틱 제품이 PA(폴리아크릴레이트) 화학성분으로 코팅되어 있다면, 마린이노베이션은 게 등껍데기 등 갑각류에 함유된 키토산을 활용한 친환경 코팅액을 개발했다. 특히 마린이노베이션의 해조류 활용 친환경 제품들은 퇴비화 조건에서 56일 만에 완전 분해되어 국제인증기관으로부터 생분해 인증인 ‘DIN CERTCO’ 인증을 받았다. 기존 플라스틱이 완전히 분해되는데 500년이 걸린다는 것은 감안하면 획기적인 성과다.

해조류를 활용해 접시를 만들 뿐만 아니라, 마린이노베이션은 양갱을 만들어 큰 주목을 받았다. 2020년 출시된 ‘달하루 양갱’은 연간 매출 2~3억 원을 기록하며 마린이노베이션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달하루 양갱은 소비자들에게 환경 보호라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착한 제품’임을 내세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차 생산분 80만 개는 5개월 안에 매진을 기록했고, 현재는 8차 생산에 돌입 40만 개 정도가 판매됐다. 달하루 양갱과 ‘자누담’(용기제품 브랜드) 등 마린이노베이션의 친환경 제품들은 자사몰인 ‘마린샵’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알리바바, 아마존 등에서 판매되고 있다.

■부산을 친환경 메카로

마린이노베이션의 목표는 부산에 자체 생산 공장을 짓는 것이다. 친환경 제품은 그 속에 담긴 의미도 중요하지만, 사업적으로 성공하기 위해선 가격 경쟁력 확보가 핵심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이라도 비싸면 시장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

외주 업체에 생산을 맡기면 품질, 납기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 또한 복잡한 중간 단계들은 결국 소비자들한테 비용으로 전가된다.

좋은 기술을 개발했지만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자체 생산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차 대표는 “몇백억 단위의 투자가 필요한데 국내에서는 한계가 뚜렷했다”며 “미국 뉴욕 투자사로부터 IP론으로 8000만 달러, 한화로 10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일종의 특허 담보대출인데, 마린이노베이션의 기술력이 사업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마린이노베이션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한국과 미국에 제품 생산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예상 매출은 1차 연도 500억 원, 2차 연도 1000억 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차 대표는 “완도와 제주에서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인데 부산에다 공장을 짓고 싶다”며 “유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스마트 공장으로 세계적 ‘생태관광’의 거점이 될 수도 있는 시설”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의 관광객에게 부산의 앞바다에서 채취한 해조류로 친환경 용기와 양갱을 만드는 제조 시설 견학 프로그램으로 부산의 도시 이미지를 ‘친환경 도시’로 바꿀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그는 “우리 아이 때문이라도 이 사업을 포기할 수 없다”며 “결국 플라스틱을 줄여 나가는 것은 전 세계적 추세다.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에 경종을 울릴 수 있다면, 끝까지 친환경 사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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