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고 즐길 거리 채워 매력 키워야 할 북항 친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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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성·규모 비해 콘텐츠·편의 시설 부족
간헐적 이벤트 대신 상시 집객력 높여야


부산항 북항재개발 1단계 구역의 북항친수공원이 주말인 17일 오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항 북항재개발 1단계 구역의 북항친수공원이 주말인 17일 오후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북항 친수공원에 봄을 만끽하려는 나들이객이 몰리고 있다. 도심에서 바로 진입할 수 있는 위치에서 탁 트인 바다 조망을 즐기며 광활하게 펼쳐진 공원을 걸을 수 있는 게 북항 재개발지의 최대 매력이다. 부산역 연결 상부 덱에 이어 이순신대로가 2월 개통되면서 접근하기도 수월해졌다. 북항 친수공원(18만㎡)은 부산항만공사에서 부산시로 관리권이 넘어온 뒤 지난해 11월 전면 개방됐지만 상춘객이 몰리는 지금 본격 손님맞이를 시작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방문객들은 보고 즐길 거리가 없어 아쉽다고 이구동성이다. 쾌적한 건 좋은데 휑뎅그렁하다 싶을 정도로 상시 콘텐츠와 편의 시설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부산일보〉 보도에 따르면 친수공원에 다녀온 이들은 부지의 역사성과 광활한 규모에 비해 기억에 남을 만한 스토리텔링이 빈약하고, 머물며 즐기기에 불편한 시설이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국내 첫 항만 재개발지의 의미를 되새기는 상시 콘텐츠가 부족해서 그냥 무색무취한 공간이 되어 버렸다는 혹평까지 나온다. 또 앉아서 휴식을 취할 곳이 마땅치 않고, 간식이나 음료를 사려면 부산역까지 가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한여름 같으면 뙤약볕에 그대로 노출되고, 바닷바람을 피할 곳도 없다. 볼거리가 없는데 놀거리도 없으니 한 번은 오는데 두 번은 오고 싶지 않을 지경이다. 전면 개방에 앞서 준비가 미흡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시민과 관광객을 유인하는 축제와 이벤트가 열리고는 있으나 간헐적이고 단기간인데다, 특히 컨트롤 타워 없이 제각각 진행되는 탓에 지속적인 효과를 얻지 못하는 실정이다. 6월 열리는 ‘제17회 부산항축제’에서는 수로를 활용한 보트 체험과 드론라이트쇼, 불꽃쇼가 선보인다. 부산 동구청도 올 상반기 중 종이비행기 페스티벌, 스탠드업 패들보드 레이스, 드론아트쇼를 준비하고 있다. 문제는 행사에 인파는 몰리겠지만 끝난 이후 친수공원의 집객력은 다시 떨어진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도심과 가까운 대규모 ‘워터프런트 파크’에 역사성과 지역성을 살린 콘텐츠가 뒷받침된다면 상시 집객력을 갖춘 명소로 부상할 수 있다고 제안한다.

전 세계 노후 항만이 재개발을 통해 활력을 찾은 사례는 많다. 신항만의 개장으로 쓸모가 없어진 영국 런던의 도크랜드는 재개발을 통해 수변·문화·비즈니스 집적 시설로 탈바꿈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이탈리아 포르토 안티코의 옛 항만도 문화와 비즈니스 중심지로 명성을 되찾았다. 북항 친수공원 주변의 오페라하우스는 건축 중이고, 랜드마크 개발은 첫 삽조차 뜨질 못해서 더 휑하게 비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방문객을 붙들 콘텐츠를 개발하고 매력적인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부산시는 예산난 타령을 해선 안 된다. 콘텐츠와 시설을 돌아봐야 한다. 이를 수행할 전담 조직이 필요한지를 포함해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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