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권 발전 이끌 거점이자 수도권 일극 넘을 세계 도시로 [지방시대! 남부권이 연다]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도약
특별법 통해 전면적 규제 혁신·특례
물류·금융·디지털 첨단산업 육성
부울경 단일 경제권 위한 협력 가속
국가 균형발전·지속가능 성장 견인
인구 330만 명의 대한민국 제2도시 부산이 긴 잠에서 깨어나고 있다. 지금 부산은 남부권 경제·산업·교육·관광의 혁신적 성장거점이자 동북아 글로벌 중심으로 힘차게 뻗어나가기 위해 온 힘을 발끝에 모으고 도약대에 서 있다. 앞으로의 부산 100년을 좌우할 일대 전기를 맞이한 셈이다. 이는 수도권 일극 체제의 기형적 국가 구조를 정상화하는 힘찬 발걸음이기도 하다.
부산시는 ‘다시 태어나도 살고 싶은 시민행복도시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부산’이라는 양대 목표를 정하고, 올 한해 모든 시정의 초점을 부산의 글로벌 역량을 높여나가는 데 맞추고 있다.
그 최우선 과제가 부산의 도시 운영 체계를 바꿀 ‘부산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다. 특별법을 통해 동북아 중심도시로 비상하려는 부산의 비전과 구상은 단순히 부산만의 염원이 아니다. 부산을 남부권 전체 발전을 이끄는 거점도시이자, 수도권 일극주의로 한계에 봉착한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또 하나의 성장 축으로 만들겠다는 국가 차원의 전략이다.
특별법은 물류·금융 등 부산이 강점을 보이는 산업 분야에 특구를 조성해 규제 완화와 특례 등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미래 성장을 선도할 첨단 신산업 생태계가 부산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하는 각종 지원체계를 골자로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특별법에는 교육, 주거, 문화·관광 등 국제적 수준의 도시 여건 조성을 위한 특례도 담겨 있어 부산이 싱가포르나 두바이와 같은 글로벌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발맞춰 박형준 부산시장은 올 한해 시정 목표를 부산이 글로벌 허브도시이자 진정한 대한민국의 중추도시로 나아갈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시정 전 분야에서 글로벌 역량을 높여나갈 수 있도록 능동적인 변화와 창의적인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이 구상은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이 부산을 찾아 대한민국의 비약적 성장을 위해 부산이 남부권의 거점도시가 돼야 한다며 파격적인 규제 혁신과 세제 감면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허브도시 조성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윤 대통령은 이를 위해 특별법 제정과 범정부 추진체계 마련을 약속했다.
시는 물류, 금융, 디지털·첨단산업 도시로서의 인프라 구축과 교육, 주거, 문화·관광 등에서 국제화 기반 조성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부산을 싱가포르를 능가하는 글로벌 자유도시이자 글로벌 중추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와 해수부 장관도 2029년까지 가덕신공항을 개항하고, 세계적인 친수공간이자 국제비즈니스 공간으로 북항을 재개발해 부산신항을 중심으로 글로벌 물류클러스터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히는 등 부산의 핵심 현안에 힘을 모아나가기로 했다.
시는 부산을 전면적인 규제 혁신과 세제 감면이 적용되는 자유비즈니스도시로 도약시키는 동시에 세계인들이 즐기고, 일하고, 살기 좋은 글로벌도시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부산이 기존의 틀을 벗어나 도시 전역에 글로벌 수준의 관광, 휴양환경, 교육 체계가 구축돼야 하는 만큼 한층 면밀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수도권 일극화와 지방소멸 위기에 공동 대응하고, 남부권의 상생발전과 지역의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부산, 울산, 경남의 협력사업도 가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부울경은 ‘부울경초광역경제동맹’ 출범 2년 차를 맞아 동북아 8대 광역경제권 육성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동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3개 시도는 미래 신성장 산업 육성, 1시간 생활권을 위한 초광역 인프라 구축, 인재 육성·관광 플랫폼 공동 추진 등 부울경 3대 핵심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14개 세부 협력 사업을 중점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부울경은 실질적이고 효율적인 상생발전을 위한 협력사업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부울경이 하나의 생활권과 경제권이 되는 ‘혁신 모델’을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은 세계 2위의 환적항만을 보유한 대한민국의 금융 중심지로서 가덕신공항이 개항하고 산업은행이 이전하면 글로벌 허브도시로서의 부산의 면모는 더 확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