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그런 게 아니더라…비행기 안은 왜 항상 추울까 [트래블 tip톡] ⑬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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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온도 22~24도, 너무 높으면 기절 우려
태양 복사열 피해 막기 위해 동체는 하얀색
파열 우려 피하려 네모 창문 둥근 모양으로
항공기는 번개 맞아도 끄떡없어록 특수 설계

‘비행기 안은 왜 이렇게 추울까. 고도가 높아서 그런 것일까.’

해외여행을 자주 다니면서 항공기를 많이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이런 의문을 한두 번은 품었을 것이다. 과연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궁금한 게 추위만은 아니다. 그렇다고 바쁜 승무원에게 물어보기도 애매하다. 그래서 그 이유를 찾아봤다.

항공기 안은 22~24도 정도로 낮은 온도가 아니지만 승객은 잘 안 움직이기 때문에 춥다고 느낀다. 이미지투데이 항공기 안은 22~24도 정도로 낮은 온도가 아니지만 승객은 잘 안 움직이기 때문에 춥다고 느낀다. 이미지투데이

■기내 온도는 22~24도

사실 항공기 안은 그다지 추운 편은 아니다. 기내 온도가 22~24도라고 하면 다들 놀랄지도 모른다. 따뜻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추운 것도 아니다. 그런데 왜 춥다고 느끼는 것일까.

이유는 뜻밖에도 승객들이 잘 움직이지 않아 체온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항공기를 타고 가다 자주 일어나 몸을 움직이면 덜 춥다. 실제로 해 보면 그렇다. 믿기 어렵다면 다음에 항공기를 이용할 때 한 번 실험해보면 된다.

그렇다면 온도를 더 높이면 되지 않을까. 그러면 움직이지 않고 의자에 콕 박혀 있어도 추위를 느끼지 않지 않을까. 온도를 22~24도로 유지하는 데에도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건강 때문이다.

‘ASTM 인터내셔널’이라는 단체가 있다. 서비스나 제품의 기술적 기준을 설정하는 곳이다. 이곳이 기내 압력·온도와 항공기에서 기절하는 사람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 조사했더니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항공기에서 사람 피부는 호흡에 필요한 공기를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내 기압과 온도가 높으면 승객이 기절한다는 것이었다. 항공사들이 기내 온도를 적절하게 지키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항공기 의자 색깔이 푸른색인 것은 승객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기 위해서다. 이미지투데이 항공기 의자 색깔이 푸른색인 것은 승객에게 심리적 안정을 주기 위해서다. 이미지투데이

■항공기와 의자 색깔의 비밀

대부분 항공기 동체는 하얀색이다. 그냥 보기 좋으라고 그런 게 아니다. 과학적이고 경제적 이유가 있다. 하얀색은 햇빛을 반사시켜 발열을 최소화해 태양 복사열 때문에 생길지 모르는 피해를 방지하는 데 가장 좋은 색이다. 그러면 항공기 의자 색깔은 대부분 왜 푸른색일까. 심리학적인 측면에서 푸른색은 안정감과 자신감을 준다. 승객이 1만m 이상 상공을 날 때는 심리적으로 불안해질 우려가 크다. 항공기 좌석이 푸른색이면 안정감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다.

항공기 창문이 둥근 것은 기압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이미지투데이 항공기 창문이 둥근 것은 기압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이미지투데이

■둥근 모양 항공기 창문의 과학

항공기 창문은 둥글다. 모양이 예뻐서 그렇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도 과학이 있다. 비행기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창문이 둥글었던 것은 아니었다. 원래는 사각형이었다. 사각형을 만드는 게 훨씬 쉬웠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창문 모양은 사각형을 지켰다. 당시에는 항공기 운항 고도가 지금보다 낮고 속도는 느렸다.

항공기 운항고도가 엄청나게 높아지고 속도도 빨라지면서 큰 문제가 생겼다. 동체에 쏟아지는 기압의 부담이 훨씬 커진 것이다. 창문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사각형 창문은 기압을 제대로 견디지 못했다. 하늘을 날던 항공기 사각 창문이 터져 추락 위기에 몰리는 일까지 일어났다. 대책을 찾던 항공기 제작사는 과학자들의 도움을 받아 원형 창문에서 해답을 찾았다. 창문을 둥글게 만들면 기압 부담을 분산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제 항공기 창문이 터지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런데 항공기 창문을 자세히 보면 작은 구멍이 보인다. 외풍이 들어오면 어떻게 하려고 구멍을 뚫어 놓은 것일까. 구멍은 실수로 만든 게 아니다. 여기에도 과학이 있다. 창문에 아주 작은 구멍을 하나 뚫어 놓으면 객실 압력을 완화시킬 수 있다. 물론 구멍 때문에 창문이 깨지는 일은 없다.

창문과 관련한 마지막 의문. 항공기를 이용하다 보면 어떤 좌석은 바로 옆에 창문이 달려 바깥의 구름을 손쉽게 볼 수 있는데, 다른 좌석은 창문이 엉뚱한 곳에 달려 바깥을 내다보려면 고개를 힘들게 돌려야 한다. 왜 항공기 좌석과 창문 위치는 일치하지 않는 것일까. 이것은 항공기 제작사의 잘못이 아니라 항공사의 경제적 속셈 때문이다.

항공기 제작사의 설계 단계에서는 창문과 좌석 수가 똑같아 좌석 옆에 창문이 배열되는 디자인이 나온다. 그런데 기내 좌석 수는 항공기를 주문한 항공사가 결정한다. 항공사는 승객을 최대한 많이 태우기 위해 좌석을 하나라도 더 넣으려고 애쓴다. 이 때문에 창문보다 좌석이 더 많아지게 된다. 둘의 위치가 나란하지 않은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그 밖의 궁금한 것들

항공기에 탑승할 때 자세히 살펴보면 기장실 문이 열렸다는 걸 알게 된다. 이유는 정말 간단하다. 기장이 승객 탑승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게 도와주기 위해서다. 무슨 말인지는 이해되지만 걱정이 안 될 수 없다. 테러리스트가 총을 들고 들어가면 어떻게 하느냐는 점이다. 이것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항공기는 엔진을 끄고 지상에 바퀴를 내린 상태여서 추락할 위험은 없기 때문이다. 총을 들이대고 위협한다고 해서 기장이 항공기를 이륙시키지는 않는다.

날씨가 흐린 날 항공기가 이착륙할 때 천둥번개가 치는 일이 더러 있다. 이때 승객은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항공기가 번개에 맞으면 추락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것 역시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항공기는 번개에 맞아도 끄떡없도록 설계됐다.

마지막 항공기 상식. 항공기 중량은 엄청나다. 보잉737기의 경우 기종에 따라 승객·수하물·기름 무게까지 더할 경우 이착륙 중량은 60~85t에 이른다. 그렇다면 항공기 바퀴 타이어가 활주로를 달리다가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터지는 일은 없을까. 이것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항공기 바퀴 타이어의 공기압은 200psi로 엄청나게 높다. 자동차 바퀴 타이어 공기압의 6배 정도에 해당한다. 여기에 항공기 바퀴 타이어는 매우 두꺼워 터지는 일은 정말 희귀하다.



남태우 기자 le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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