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지난해 순이익 128억…충당금 3000억 적립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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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 대비 84.7% 급감

올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몸값이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사진제공=케이뱅크) 올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몸값이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사진제공=케이뱅크)

올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한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의 몸값이 ‘고평가’됐다는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목표 몸값으로 4조~5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난해 순이익이 128억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29일 지난해 128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여신과 수신 등 외형 성장은 원만히 이뤄졌다. 지난해 말 기준 수신 잔액은 19조 700억 원, 여신잔액은 13조 8400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각각 4조 4600억 원(30.6%), 3조 600억 원(28.4%) 증가했다. 하지만 3000억 원에 달하는 충당금을 쌓으며 순이익이 급감했다.

특히 비이자이익의 경우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수수료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비이자이익이 338억 원으로 2022년에 비해 5배 이상 급증했다고 밝혔는데, 이 중 3분의 1 이상이 업비트 입출금 수수료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케이뱅크는 업비트로부터 입출금 수수료 108억 1000만 원을 받았다.

건전성 지표도 악화했다.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기준 0.96%로, 2022년 말 0.85%보다 0.11%포인트(P) 높아졌다.

다만 케이뱅크는 올해 들어 2월까지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연간 당기순이익을 이미 넘어섰다고 밝혔다. 온라인 대환대출 플랫폼과 경쟁력 있는 예적금, 파격적인 마케팅 이벤트 및 통장묶기 즉시해제 제도 등으로 고객이 유입되며 올해 호실적이 기대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권에서는 케이뱅크의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올해 추진 중인 IPO가 표류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건전성이 악화됨에 따라 순이익이 급감했고, 여기에 단순히 가상자산 거래소 수수료에 의존한 은행의 수익성이 지속 가능한 구조가 맞냐는 지적이다. 특히 올해 역시 건전성 악화에 따른 대규모 충당금 이슈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과 소비자 혜택 확대라는 설립 취지와 달리 가상자산 거래소에 지나치게 의지하는 모습”이라며 “향후 코인런이나 뱅크런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이 시급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케이뱅크는 지난달 18일 NH투자증권과 KB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를 상장주관사로 선정하면서 IPO 준비에 착수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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