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 거꾸로 가는 여야 선거운동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유권자 새 정치 열망 투표 참여로 표출
본투표까지 이어져 선거 혁명 이루길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6일 부산 남구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6일 부산 남구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5~6일 진행된 4·10 총선의 사전투표율이 31.28%로 역대 총선 중 최고를 기록했다. 2020년 21대 총선의 26.69%보다 4.59%포인트(P) 높아졌고 사전투표가 처음 적용된 2016년의 20대 총선에 비해서는 19.09%P 오른 수치다. 부산의 경우도 29.57%를 기록해 30% 벽을 넘지는 못했지만 21대 때의 25.52%에 비해서는 4.05%P 올랐다. 울산과 경남은 각각 30.12%와 30.71%를 보였다. 이처럼 높은 사전투표 참여 열기는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유권자들의 열망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정책은 실종되고 막말이 난무하는 역대급 비호감 총선이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유권자들은 무관심 대신 참여를 선택한 것이다.

사전투표 결과를 놓고도 여야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이어 갔다. 국민의힘은 오만하고 부도덕한 민주당을 향한 국민의 분노와 심판 의지가 얼마나 큰지 증명한 것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사전투표 참여에 소극적이었던 보수층의 적극적 참여가 투표율 상승을 견인했다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하루빨리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성난 민심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현 정권의 무능과 폭정을 향해 국민께서 투표로 주권자의 힘을 보여 주셨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유권자들은 희망을 주지 못하는 정치가 걱정이고 그래서 나라의 미래가 더 걱정이다. 그 걱정이 낡은 정치를 바꾸려는 민심으로 표출됐다는 이야기다.

사전투표 전까지만 해도 낮은 투표율에 대한 걱정이 없지 않았다. 총선 과정에서 보여 준 정치권 모습은 정치에 대한 실망과 혐오만 부추긴 때문이다. 새로운 인물이나 비전은 없고 막말만 남은 공천은 유권자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공약은 실종됐고 거대 담론은 사라지고 상호 비방과 정쟁만 난무했다. ‘정권 심판’ ‘이조 심판’ 등 사생결단식 심판론이 지배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 경쟁은 찾아볼 길이 없다. 선거운동 막판까지 ‘쓰레기 같은’ ‘개 같이’ ‘나베’ ‘학살의 후예’ 등 막말의 강도만 더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표할 사람이 없다’ ‘꼭 투표해야 하나’ 등 냉소만 팽배할 우려가 많았는데 높은 사전투표율이 이를 불식시킨 것이다.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네거티브 공세는 더 거세지고 있다. 특히 부울경에서는 유례없는 여야 간 경쟁 구도 형성으로 지역구마다 후보 간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유권자의 냉정한 선택과 참여가 중요하다. 정치가 패거리 싸움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방향을 결정하고 통합으로 가는 과정임을 보여 줘야 한다. 특히 지역으로 보면 이번 총선은 지역 소멸을 막고 새로운 미래를 시작할 마지막 기회다. 쇠락해 가는 지역의 도약을 이끌고 우리 사회를 미래로 전진시킬 후보가 누구인지 제대로 가려내야 한다. 사전투표 참여 열기가 4월 10일 본투표까지 이어져 유권자 주도의 정치 혁명이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