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취약' 부산 방음터널, 난연성 소재로 전면 교체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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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화명고가, 장전·와석지하차도 등 4개 방음터널 교체
2022년 경인고속도로 화재 후 후속대책… 전국 첫 시행




부산 영도구 영도고가교의 방음터널. 부산일보DB 부산 영도구 영도고가교의 방음터널. 부산일보DB

부산시가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지역 내 방음터널 시설을 난연성 소재로 전면 교체했다. 부산 지역 방음터널이 화재에 취약한 가연성 소재로 제작돼 2022년 12월 46명의 사상자를 낸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와 같은 대형참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부산일보 2023년 1월 2일 자 10면 보도)에 따른 것이다.

8일 부산시에 따르면 시가 부산지역 11곳의 방음터널을 전수조사한 결과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처럼 화재에 취약한 폴리메타크릴산메틸(PMMA) 소재로 제작된 곳은 영도고가교, 화명고가교, 장전지하차도, 와석지하차도 4곳으로 조사됐다. 영도·화명 고가교 일부와 장전·와석지하차도 진출입부 4곳 등 총 1.1km 구간의 방음터널에 가연성 소재가 사용됐다. 통상 ‘아크릴’로 불리는 폴리메타크릴산메틸은 대표적인 열가소성 플라스틱 소재다. 인화점이 300도 미만으로 낮아 열에 쉽게 변형되는 등 화재에 취약한 데다 연소 때 이산화탄소와 일산화탄소, 메탄 등의 유독 가스도 발생한다.

이에 따라 시는 지난해 6월 이들 방음터널 시설을 화학접합 강화유리 등 화재 안전성이 높은 소재로 교체하는 공사에 착수해 최근 완료했다. 영도·화명고가교는 불연소재인 강화유리로 교체하고, 와석·장전지하차도는 방음터널 곡선부의 시공상 어려움 등을 감안해 난연재인 폴리카보네이트(PC)로 교체됐다.

이번 교체 공사는 2022년 12월 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건을 계기로 국토교통부에서 후속 대책으로 발표한 '도로 방음시설 안전 강화 대책'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이와 함께 시는 터널 내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운전자들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에 따라 길이가 250m를 초과하는 영도·화명고가교, 가야고가교에는 피난계단과 사다리를 설치했다.

심성태 부산시 건설본부장은 “이번 방음터널 방재 성능 개선, 피난시설 설치 공사로 안전이 한층 강화돼 터널 화재 시 운전자에게 안전한 대피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태우 기자 wideney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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