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표심 막강… 야권 단일화 실패 '예측불허' 승부 [PK 막판 승부처 점검 - 울산 동구]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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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진보 분열 여 1·야 2 대결
야권세 속 보수층 지지 만만찮아
민주 김태선 부동층 표심 공략
국힘 권명호 현역 프리미엄 자신
진보 이장우 야권 표 흡수 관건

울산 동구에서는 야권 분열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노동당 3파전이 뜨겁다. 민주당 김태선 후보가 유권자와 사진을 찍고 있다. 국민의힘 권명호 후보가 유권자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노동당 이장우 후보가 길가에서 상인과 사진을 찍고 있다.(왼쪽부터) 각 후보 제공 울산 동구에서는 야권 분열로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노동당 3파전이 뜨겁다. 민주당 김태선 후보가 유권자와 사진을 찍고 있다. 국민의힘 권명호 후보가 유권자와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노동당 이장우 후보가 길가에서 상인과 사진을 찍고 있다.(왼쪽부터) 각 후보 제공

‘조선업 도시’ 울산 동에선 민주·진보 진영이 분열되면서 ‘1여 2야’ 구도의 3파전이 치열하다.

국민의힘 권명호(63) 후보는 8일 대송시장과 동울산시장 등을 돌며 “저 권명호가 바로 동구를 위해 다시 일할 적임자이고, 준비 없이 바로 뛸 수 있는 사람도 제가 유일하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권 후보는 본투표를 이틀 앞두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모습이었다.

재선에 도전하는 권 후보는 동구 토박이로 동구의회 의장, 울산시의회 부의장, 동구청장 등을 거쳐 지난 21대 총선에서 현역 의원을 꺾고 첫 금배지를 달았다.

민주당 김태선(44) 후보는 이날 아산로 선착장 아침 인사를 시작으로 유세차량에 올라 동구 전역을 누볐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결이 아니라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 대결”이라며 “확실한 국민 승리를 위해 김태선이 심판의 도구가 되겠다”고 힘줘 말했다.

김 후보는 동구 현대고등학교를 나왔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 울산시 정무수석비서관을 지내며 울산에서 활동 폭을 넓혀 왔다.

울산대병원 노조위원장 출신인 노동당 이장우(56) 후보도 HD현대중공업 전하문 등에서 막판 유세에 나서 노동자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조선 공장이 있는 동구는 1987년 노동자대투쟁의 진원지로 노동자 표심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선거구다. 그동안 진보 계열 구청장을 다수 배출했는데, 다만 국회의원 선거는 사뭇 분위기가 다르다. 동구가 야권 강세 지역이지만 보수 정서를 지닌 토박이 세력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현대의 도시’란 별칭답게 13~19대 총 28년간 HD현대중공업 출신 정몽준 전 국회의원(13~17대)과 안효대 전 국회의원(18~19대) 등 보수 진영에서 연달아 승리를 거머쥐었다.

20대 총선은 진보 진영 김종훈 후보(현 동구청장)가 당선됐지만, 21대 총선에서 야권 분열로 국민의힘 권명호 의원이 여의도에 입성했다. 당시 권 의원의 득표율은 253개 지역구 당선자를 통틀어 최저 득표율이었고, 2위 김종훈 의원과의 득표율 차는 4.48%포인트에 불과했다. 민주, 진보 계열 두 후보 득표율은 50%가 넘었다. 야권 단일화 여부가 최대 변수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판세는 안갯속이다. 애초 민주당이 울산 6개 선거구 중 유일하게 ‘우세’ 지역으로 분류했지만 야권 단일화에 실패하면서 판세를 점치기 어려워졌다. 현역 프리미엄을 지닌 권 후보가 구도상으로도 유리하다. 이 후보가 야권 표를 얼마나 가져갈 지가 최대 변수로 꼽힌다.

각 후보 캠프가 보는 종반 판세는 어떨까. 권 후보 캠프는 “박빙 우세로 판단한다. (권 후보가) 그간 구청장, 국회의원을 하면서 조선산업 발전, 근로자 처우 등에 기여한 부분이 크다는 점을 주민들이 높게 평가한다”며 “낮은 자세로 마지막까지 주민을 섬기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후보 캠프는 “현재는 경합우세로 본다. 동구에서 3자 구도로 선거가 진행될 때 야권에서 이긴 적이 없는 부분이 염려 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김 후보가 진정성을 갖고 발품을 팔면서 ‘샤이 민주’나 부동층 표심을 집중 공략하고 있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 캠프는 “동구는 윤석열 정권 심판 분위기, 현역 의원 비판 여론이 많다”며 “노동자 후보로서 노동자 표심을 얻고 진보 가치를 실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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