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관객의 흥 더해진 ‘스쿨 오브 락’, 감동도 2배 [부산문화 백스테이지]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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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공연 14일 대단원의 막
종횡무진 무대 누빈 배우 열연 
세대 초월한 관객 호평 이어져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중 '너도 이제 밴드야(You're in the band)' 장면. 에스앤코 제공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중 '너도 이제 밴드야(You're in the band)' 장면. 에스앤코 제공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최신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월드투어 내한 공연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2019년 월드투어 한국 초연 이후 5년 만의 내한인 이번 공연은 지난 1월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해 오는 14일 부산 드림씨어터 무대까지 3개월간 이어지고 있다.

서울과 부산, 각각 다른 공연장에서 ‘스쿨 오브 락’을 두 번 보면서 두 명(코너 글룰리와 루이 브라운 분)의 ‘듀이 핀’을 만났고, 활력 넘치는 영캐스트(아역배우)의 매력에 흠뻑 빠질 수 있었다. 특히 드림씨어터 공연은 흥이 넘치는 부산 관객들의 에너지가 무대 위 배우들의 열연과 어우러지면서, ‘교감’이야말로 한 편의 공연을 완성하는 또 다른 중요한 극 관람 포인트가 될 수 있음을 확인케 했다.

기본적으로 ‘스쿨 오브 락’은 라이브 연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관객의 참여도는 공연 분위기 조성에 매우 중요하다. 극을 이끄는 듀이는 거의 원맨쇼에 가깝게 온몸을 던져 연기하는데, 이런 에너지는 영캐스트에게도 선한 영향을 끼치지만, 객석까지 스며들어 공연장 분위기를 달궜다. 얼터네이트(전체 공연 중 일부 제한된 회차에만 무대에 오르는 배우)로 참여한 루빈 브라운의 듀이를 볼 때만 해도 ‘참 재미있는 캐릭터를 열연한다’ 싶었는데, 명불허전 코너 글룰리는 ‘듀이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연기에 진심인 배우로 다가와 감동은 배가 됐다. 글룰리는 지난 2017년 듀이의 얼터네이트를 맡았고, 2019년 월드투어에서 듀이로 발탁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평균 12.5세의 영캐스트 총 17명이 보여준 노래와 연기, 그리고 직접 선보인 연주 실력은 ‘리틀 빅 아티스트’라는 찬사가 아깝지 않다. 기타리스트 잭 역할의 헨리 웹은 5세 때 기타 연주를 시작했고, 사무엘 빅모어는 6세 때부터 드럼을 연주했으며, 해리 처칠은 ‘브리튼즈 갓 탤런트 2023’에서 준우승하고, 토미카 역의 한야 장은 영국 국립청소년 합창단 출신으로 ‘레미제라블’ 에포닌 아역을 맡는 등 이력만 보더라도 놀라운 재능을 가진 이들이라는 게 실감 났다. 언젠가 국내에서 한국어 버전 ‘스쿨 오브 락’을 만든다면 연주 실력을 갖춘 영캐스트를 찾는 게 가장 큰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1막의 17곡, 2막의 11곡 등 28곡(중복 있음)의 뮤지컬 넘버는 록 발라드 오페라에 이르기까지 웨버라는 거장의 폭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여기에 전설적인 아티스트 딥 퍼플, 스티비 닉스 곡도 깜짝 등장해 음악 팬은 즐겁기만 하다. 공연장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Stick It to the Man(권력자에게 맞서라)’, ‘You’re in the Band(너도 이제 밴드야)’, ‘Where Did the Rock Go?(록은 어디로 갔나)’ 노래를 흥얼거리게 만든다. 가사가 전하는 내용 못지않게 멜로디에 묘한 중독성이 있다.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커튼콜 장면. 에스앤코 제공 뮤지컬 '스쿨 오브 락' 커튼콜 장면. 에스앤코 제공

관객 반응도 호의적이다. 서울 공연을 보고 부산까지 다시 왔다는 김승연(9세)은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데 처음 보고 음악이 너무 좋아서 매일 음악을 틀어 놓는다”면서 “정말 행복하고 기타가 배우고 싶어졌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10대 신재아는 “또래 친구들 모습을 보면서 함께 춤추게 되고, 악기를 배우고 싶고,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성인 관객 권오준(34) 씨는 “음악이 파워풀한 데다, 객석 분위기가 조용하지 않고 관객 모두 신이 나 덩달아 흥이 났다”, 50대의 임혜경 씨는 “보는 내내 젊었을 때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아 좋은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연령과 세대를 초월한 감동은 결국 좋은 작품이 갖는 미덕이다. 공연은 4월 14일까지 드림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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