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남구 이어 북구도 집배원이 치매노인 안부 살핀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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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보건소 공동 치매안심 등기우편 사업

지난달 7일 부산지방우정청 남부산우체국에서 직원이 치매환자에게 전달할 등기 우편물을 분류하고 있다. 남부산우체국은 전국 최초로 부산 남구보건소 치매안심센터와 협업을 통해 매월 치매환자 200명에게 집배원이 직접 등기우편물 배달과 함께 인터뷰 관찰을 통해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 예정이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달 7일 부산지방우정청 남부산우체국에서 직원이 치매환자에게 전달할 등기 우편물을 분류하고 있다. 남부산우체국은 전국 최초로 부산 남구보건소 치매안심센터와 협업을 통해 매월 치매환자 200명에게 집배원이 직접 등기우편물 배달과 함께 인터뷰 관찰을 통해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 예정이다. 정종회 기자 jjh@

우체국 집배원이 등기우편배달을 통해 치매 환자의 건강을 직접 살피는 사업이 부산에서 확장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부산 남구가 처음으로 시행한 데 이어 북구도 우체국과 협업해 치매 환자 관리에 나선다. 집배원 방문을 통한 고위험 치매 환자 발굴이 새로운 복지 서비스로 정착할지 눈길을 끈다.

부산 북부산우체국은 북구보건소 치매안심센터와 협업해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치매 환자를 확인하는 '치매안심 등기우편'을 다음 달부터 시작한다고 11일 밝혔다. 북부산 우체국 집배원들은 이달 고위험 치매 환자를 발견·관리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고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업무에 나선다.

등기는 집배원이 우편 수신인을 직접 만나 서명을 받아야 하는 배달 상품이다. 올해 말까지 북구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치매 환자 1600여 명을 대상으로 등기 우편을 배달하며 치매노인 건강 상태를 살필 계획이다. 집배원이 치매 환자의 건강 상태와 주거 환경 등을 묻고 관찰한 뒤 점검표를 작성해 보내면 치매안심센터가 이를 분석해 치매사례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매달 200명가량의 치매노인 자택을 방문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북부산우체국과 북구보건소의 ‘치매안심 등기우편’ 사업은 부산에서 남구에 이어 두 번째다. 앞서 남부산우체국과 남구보건소는 지난달부터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복지 등기 우편서비스’를 시행했다.

현재 집배원들은 고독사 등 사회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위기가구를 발굴하거나 주기적으로 이들을 확인하며 지자체 복지 서비스와 연계하는 역할도 한다. 치매안심 등기우편은 대상자를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치매노인으로 세분화한 사업인 것이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부산은 노인 인구가 늘어나면서 치매환자도 함께 증가해 이들에 대한 돌봄과 관리가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부산시에 따르면 부산에 거주하는 60세 이상 치매환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7만 2136명으로 추정한다. 이는 부산 거주 60세 이상 인구 중 6.9% 수준이다. 이 중 각 지자체 치매안심센터에 등록된 치매환자 3만 3705명이 복지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요양병원에 있는 노인 등을 비롯해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치매노인까지 합하면 이보다 훨씬 더 많지만 이들을 관리하는 인력은 부족하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집배원 치매안심 등기우편 사업이 돌봄 인력을 대신하는 지역사회 복지 서비스로 정착할지 주목된다. 집배원은 평소에도 우편배달을 위해 지역 내 주민들과 항상 소통하며 다닌다. 낯선 사람이 아닌 집배원이 자연스럽게 방문하면 치매환자도 부담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다른 돌봄 인력들보다 대상자의 건강 상황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등 효과적이라는 분석이다. 복지 사각지대에 처한 위기 가구가 소외되지 않고 지역사회와 연계해 복지서비스 제공이 훨씬 더 용이한 것이다.

북구청 관계자는 “집배원 치매안심 등기우편 사업을 시작으로 치매 돌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통합적인 치매 대상자 관리를 통해 지역사회 치매 관련 안전망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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