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과표집·보수 외면이 출구조사-개표결과 격차 만들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PK 여론조사 결과에 보수 결집
박빙 판도가 국힘 낙승 바뀌기도

지난 10일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지난 10일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이번 4·10 총선에서 가장 결정적인 ‘보수 결집’ 현상을 보인 곳은 바로 부산이다. 3차에 걸친 〈부산일보〉 여론조사에서 확인된 부산·울산·경남(PK) 국민의힘 약세 양상이 보수 결집의 기폭제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 개표 결과와 여론·출구조사의 격차는 진보 진영의 과표집과 보수층 출구조사 외면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22대 부산 총선 결과, 전체 18석 중 17석을 국민의힘이 가져가면서 부산 총선만큼은 여당 ‘압승’으로 끝났다. 민주당 현역 의원 3명 중 2명이 낙선한 민주당은 물론이고 17석을 얻은 국민의힘도 예기치 못한 대목이다.

여당 위기감이 막판 보수 결집 효과로 이어지면서 이 같은 이변을 부른 것이다. 앞선 〈부산일보〉 여론조사를 시작으로 총선 전 국민의힘 PK 위기감은 본격화했다. 〈부산일보〉는 지난달 초부터 이달 초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두 차례에 나눠 부산 18개 전 지역구를 조사한 1차(3월 8~9일)와 2차(3월 18~19일)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우세는 8곳이었다. 민주·진보 우세는 2곳으로 조사됐다. 나머지 8곳은 여야가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국민의힘은 물론 지지층에게도 충격이자 위협으로 다가왔다. 특히 2차 조사 결과만 떼놓고 보면 중·서부산 9개 지역 후보 지지율에선 국민의힘과 민주당 우세 지역은 나란히 2곳을 기록했다. 오차범위 내 접전은 5곳(북갑·북을·강서·남·사상)이었다. 여론조사에서 막판 접전 양상이 이어졌다.

이달 1~2일 부산 접전지를 위주로 진행한 마지막 3차 여론조사(부산·경남 8개 지역)에서 국민의힘 우세는 1곳(사상), 민주·진보 우세는 2곳(북갑·연제)으로 조사됐다. 이외 오차범위 내 접전은 5곳(북을·강서·남·수영·양산을)이었다. 〈부산일보〉 1~3차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국민의힘에겐 ‘위기’로, 민주당에겐 ‘기회’로 받아들여졌다. 경합지 혹은 국민의힘 약세로 조사됐던 10곳(북을·강서·사상·사하갑·기장·연제·남·수영·부산진갑·양산을) 모두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셈이다. 연제 김희정 당선인의 경우, 두 차례의 여론조사에서 진보당 노정현 후보에게 9.3%포인트(P), 19.2%P 차로 밀리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막판 표심 확장으로 김 당선인이 8.83%P(1만 1109표) 차로 여유롭게 승리했다. 여론조사 내 접전 양상을 이어온 수영 정연욱 당선인 등도 비슷한 효과를 거뒀다. 국민의힘에서도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보수 결집을 이끈 핵심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민의힘 당 관계자는 “총선을 앞두고 3차례에 걸친 부산일보 PK 여론조사에서 드러난 경합지 속출과 여당 약세 상황이 부산 유권자들에게 경각심을 일으켰다고 본다”며 “부산만큼은 당이 그토록 원했던 확실한 보수 결집 효과를 얻은 셈”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이른바 진보 성향 여론조사 업체의 과표집으로 국민의힘 위기론이 더욱 굳어졌고, 보수 지지층이 진보 지지자에 비해 출구조사 응답률이 낮아 최종 결과와 사전 조사 간의 격차가 커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