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 보수’ PK 국힘 역전극 이끌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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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 적극 참여·출구조사 오류 초래
민주 유리한 ‘사전투표 우세 효과’ 감소

지난 10일 부산 부산진구청 백양홀에 마련된 부암1동 제4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선 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 10일 부산 부산진구청 백양홀에 마련된 부암1동 제4투표소를 찾은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선 채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4·10총선과 관련 ‘샤이 보수’(숨은 보수층)의 사전투표 참여 확대가 주목받고 있다. 부산의 경우 샤이 보수가 사전투표까지 적극 참여하면서 곳곳에서 ‘역전극’을 만들어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상파 방송 3사 출구조사는 2022년 대선 당시 실제 득표율과의 차이가 1% 미만이었을 정도로 정확했다. 방송 3사는 이번 총선에서도 출구조사에 전국 약 50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해 응답률이 80~85%에 달할 것으로 봤다. 오차가 발생할 수 있지만 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실제 개표 결과 출구조사에서 경합으로 나타났던 상당수 지역에서 국민의힘 후보자가 당선됐다. 부산의 경우 경합으로 예상된 11곳에서 모두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출구조사에 보수 표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사상 최고 총선 사전투표율이 출구조사 오류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2020년 대선의 경우 사전투표율이 이번 총선보다 높아 사전투표율 상승만으로는 출구조사 오류를 설명하기 어렵다.

이와 관련, 사전투표에 샤이 보수가 적극 참여한 것이 출구조사 오류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결과에 따르면 부산에서 국민의힘이 의석을 추가로 확보한 2개 지역(남, 사하갑)에서 민주당의 ‘사전투표 우세 효과’가 줄었다.

현역 의원 맞대결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한 부산 남구의 경우 선거구 통합 이전인 지난 총선과 비교하면 민주당의 사전투표(관외+관내) 효과가 절반으로 줄었다. 선거구 통합 이전인 21대 총선에서 남갑과 남을 지역의 사전투표 합계에서 민주당(박재호+강준석)은 미래통합당(이언주+박수영)에 6067표를 앞섰다. 그러나 22대 총선에서 합구된 남구의 사전투표 합계에서 민주당은 국민의힘에 3203표를 앞서는 데 그쳤다. 사전투표 득표 격차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사하갑의 경우도 이번 선거 사전투표에서 민주당 최인호 후보는 국민의힘 이성권 후보에 4155표 앞섰다. 최 후보는 지난 총선 사전투표에서는 미래통합당 김척수 후보에 4618표 앞섰다. 사전투표 격차가 463표 줄어든 셈이다. 지난 총선과 이번 총선에서 사하갑의 표차가 960여 표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사전투표에서의 격차 축소는 무시하지 못할 요소다.

민주당이 ‘탈환’을 기대했던 부산진갑에서도 사전투표 효과는 줄었다. 지난 총선 사전투표에서 민주당 김영춘 후보는 미래통합당 서병수 후보에 4512표 앞섰다. 그러나 이번 총선 사전투표에서 민주당 서은숙 후보는 국민의힘 정성국 후보에 3987표 앞서는 데 그쳤다.

이처럼 부산의 주요 격전지에서 민주당 우위의 ‘사전투표 효과’가 줄어든 것은 그동안 ‘본투표’에 집중했던 샤이 보수가 사전투표까지 적극 참여한 결과로 보인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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