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본토 공격… 5차 중동전쟁 ‘전운’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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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무장 드론 200여 기
13~14일 이스라엘 향해 발사
이란 영사관 폭격 보복 공격

이란이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도시 아슈켈론에서 이를 요격하기 위한 대공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시리아 내 자국 영사관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스라엘에 대규모 공습을 단행한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도시 아슈켈론에서 이를 요격하기 위한 대공 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이 사상 처음으로 이스라엘 본토에 대한 보복 공격을 감행해 50년 만에 제5차 중동전쟁의 위기에 놓였다.

이란은 13일(현지시간) 밤부터 14일 오전까지 이스라엘을 겨냥해 200기가 넘는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이 자국 영토에서 이스라엘 영토를 향해 지대지 미사일 수십 발을 발사했다”며 “이스라엘 공군기가 국경 밖에서 요격한 순항미사일 10기, 국경 밖에서 요격된 드론 수십 대 등을 모두 포함할 때 이란에서 발사된 물체의 수는 총 200개가 넘는다”고 발표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이스라엘 당국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발사한 드론이 185대, 순항미사일이 36기, 지대지 미사일이 110기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이스라엘 본토를 향해 전면적인 군사 공격을 단행한 것은 1979년 이슬람 혁명을 기점으로 양국이 적대관계로 돌아선 이래 처음이다. 앞서 지난 1일 이스라엘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주재 이란 영사관을 폭격해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모하마드 레자 자헤디 등 7명의 군인을 제거했다. 이란은 이날 이스라엘의 범죄를 처벌하겠다면서 이날 ‘진실의 약속’이라고 명명된 보복 공격에 나선 것이다.

이란은 하루 전날인 12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스라엘인 기업이 운영하는 선박을 나포하면서 보복을 공언했다. 그리고 13일 오후 이스라엘 본토 타격을 목표로 무장 드론을 대규모로 날리고 순항미사일까지 발사했다.

드론 가운데 100여 기는 이란에서 발사됐지만, 일부는 이라크, 시리아, 남부 레바논, 예멘에서도 발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국가는 위치적으로 이란보다 이스라엘에 훨씬 가깝게 있고, 이란의 지원을 받는 카타이브 헤즈볼라 등 무장 대리세력들이 활발히 움직이는 지역이다. 이란과 이스라엘 주변의 친이란 무장세력들이 동시다발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중동 내 전운이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래 최고조로 높아졌다.

이스라엘군은 14일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한 이란의 공격을 99%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은 이날 TV 브리핑에서 “자국을 향해 발사된 이란의 순항미사일과 드론 가운데 이스라엘 영토에 진입한 것은 하나도 없다. 몇 발의 탄도미사일만 이스라엘에 도달했고 그 중 한 발만 네바팀 기지를 가볍게 쳤다”고 밝혔다.

이란은 국영 TV를 통해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 과정은 애초에 군사 시설만 겨냥했다고 반박했다. 이란 혁명수비대 측은 “지난 13일 밤 미사일과 드론으로 이스라엘 내부의 목표물을 성공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14일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경제안보회의를 주재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대응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범정부 차원에서 에너지 수급망 관리 시스템을 가동시키고, 중동 역내에 있는 국민과 기업, 재외 공관의 안전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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