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할인 경쟁' 부울경 수입차 딜러들 실적 '뚝'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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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자동차 영업이익 적자
동성모터스 전년비 반토막
수요 감소와 재고 증가 작용
“신차 부족 등 경영 실패 영향”

지난해 부울경 수입차 딜러들의 영업이익이 판매 부진과 차값 할인 등으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BMW 동성모터스 해운대전시장(위)과 메르세데스-벤츠 한성모터스의 남천전시장 모습. BMW코리아·벤츠코리아 제공 지난해 부울경 수입차 딜러들의 영업이익이 판매 부진과 차값 할인 등으로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BMW 동성모터스 해운대전시장(위)과 메르세데스-벤츠 한성모터스의 남천전시장 모습. BMW코리아·벤츠코리아 제공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 주로 판매 활동을 하고 있는 수입차 딜러들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독일 브랜드 딜러들의 수익 감소가 눈에 띈다. 전기차를 포함한 수입차 수요 감소와 그에 따른 차값 할인, 재고 증가 등이 작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아우디·폭스바겐 등 지역 수입차 판매를 주도하는 주요 브랜드의 딜러들이 공시한 지난해 감사 보고서를 보면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들 가운데 벤츠 딜러인 스타자동차와 한성모터스의 영업이익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스타자동차는 지난해 매출은 전년도 4257억 원에 비해 107억 원가량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전년도 179억 원에서 지난해 2억 6000여만 원 적자로 돌아섰다. 한성모터스는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114억 원 감소한 4489억 원 정도였으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68억 원이나 줄어든 35억 원을 기록했다.

BMW 딜러인 동성모터스의 경우 매출액은 전년에 비해 1600억 원가량 늘어난 9159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올렸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주요 모델 할인 등으로 전년의 220억 원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든 111억 원을 기록했다.

아우디·폭스바겐 딜러인 유카로오토모빌도 전년에 비해 적자 폭이 커졌다.

유카로오토모빌은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에 비해 700억 원가량 감소한 2120억 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적자 폭은 전년 3억 2000만 원에서 지난해 145억 원으로 대폭 증가했다. 업계에선 아우디와 폭스바겐 전체 딜러의 적자가 각각 1200억 원과 600억 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딜러들 사이에선 “신차 부족과 차값 할인 영향도 있지만 잦은 판매 중단과 판매 부진 상황에서의 과도한 목표 설정 등 경영진 잘못도 작용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독일 주요 브랜드 딜러들의 영억이익 감소 폭이 큰 것과는 달리 이를 총괄하는 한국 법인들은 딜러들에 비해 영업이익이 증가하거나 상대적으로 감소 폭이 적어 대조를 이뤘다.

BMW코리아는 전년에 비해 영업이익이 700억 원가량 늘어난 2138억 원을, 벤츠코리아는 영업이익이 420억 원 줄어든 2392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을 아우르는 폭스바겐그룹코리아도 전년 대비 65억 원 감소한 229억 원을 냈다.

BMW코리아와 벤츠코리아 딜러들의 경우 지난해 판매 부진으로 인한 차값 할인에다 판매 대수 올리기 경쟁에 따른 딜러 재고 증가 등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연말 재고액이 스타자동차는 361억 원, 한성모터스는 418억 원이었다. 이는 전년에 비해 각각 179억 원, 230억 원 증가한 것이다. 동성모터스도 재고 자산이 72억 원 늘었다.

볼보차 딜러인 아이언모터스와 재규어랜드로버 딜러인 한영모터스는 선방한 모습이다.

아이언모터스는 영업이익이 전년 47억 원 대비 12억 원 줄어든 35억 원을 거뒀고, 한영모터스는 영업이익이 전년도 38억 원에서 57억 원으로 증가했다.

지역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전체적으로 수입차 판매가 전년에 비해 4%가량 줄어들었지만 밀어내기 등으로 판매량이 부풀려진 측면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딜러들의 경영 상황은 꽤 심각한 수준”이라면서 “올해도 3월까지 판매량이 전년 대비 11.5% 줄어들어 지난해보다 딜러들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토요타·렉서스, 혼다 등 일본차 브랜드들은 회계 연도 마감이 3월이어서 아직 실적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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