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원장 욕심 내는 민주, 22대 국회 독주 예고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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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다수당이 맡는 게 맞아”
국힘 “총선 민심 오독” 반발
관행 깨고 강행 땐 충돌 전망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1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175석의 거대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이 22대 국회 원 구성을 앞두고 “총선 민심”이라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차지하겠다고 나섰다. 다수당의 ‘입법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원내 2당에 법사위원장을 맡기는 20년 국회 관행을 깨겠다는 것이다. 총선 민심에 대한 ‘오독’이라는 비판과 함께 22대 국회 시작부터 여야 간 극한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는 17일 “현재와 같은 상임위 구조라면 법사위원장을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맡는 게 맞고, 그게 이번 총선의 민심”이라고 말했다. 이견은 나오지 않는 분위기다.

원내 1당이 국회의장을 맡고 2당이 법사위원장을 나눠 맡는 것은 2004년 17대 국회부터 관례화됐다. 그러나 4년 전 총선에서 압도적 과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이런 상호 견제의 관례를 깨고 전반기 원구성에서 18개 국회 상임위원장을 ‘독식’했고, ‘부동산 3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등을 밀어붙였다. 이후 부동산 3법은 집값 폭등의 원인으로 지목됐고, 공수처는 현재 유명무실한 상황이다. 민주당이 2021년 4·7 부산시장·서울시장 재보궐선거와 2022년 대선에서 5년 만에 정권을 내어준 데에는 다수 의석을 앞세운 이런 ‘독주’에 대한 시민들의 누적된 불만도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그럼에도 민주당이 다시 법사위원장을 갖겠다고 나선 것은 ‘쌍특검법’ 등을 신속하게 처리해 총선 패배로 수렁에 빠진 윤석열 정부에 대한 고삐를 확실히 쥐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의 이런 행태에 대해 “총선 민심을 잘못 읽은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김현권 경북 구미을 지역위원장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21대 국회는 어떤 성과물도 남기지 못했다. 국민은 정치가 문제라는데 180석 민주당은 검찰, 언론이 문제라고 하고 정치가 실종됐음에도 눈감았다”며 “국민은 이번 175석에 대한 평가를 다음 대선에서 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독재적 발상”(김기현 전 대표) “그렇다면 국회의장을 내놔야 한다”(김도읍 의원)며 강하게 반발, 22대 국회 문을 열기 전부터 여야의 거친 충돌을 예고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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