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건축가들이 사랑하는 건축 필독서 50권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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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의 서재 / 대한건축학회 부산·울산·경남지회

“이 건축물이 아름다운가라는 질문에는 쉽게 답할 수 있다. 하지만 ‘왜’라는 질문이 하나 더 붙으면 우리의 직관에 근거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순간의 충동인지 헷갈리게 된다.” 통찰력이 돋보이는 이 이야기를 누가 했는지 알고 나서 깜짝 놀랐다. 그저 소설가로만 생각했던 알랭 드 보통이 <행복의 건축>에서 말한 내용이다. 작가 보통의 책은 건축을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게 만드는 특별한 힘을 지녔다. <건축가의 서재>는 대한건축학회 부산·울산·경남지회의 건축학자, 건축가 등 전문가가 엄선한 건축 필독서 50권을 소개한다. 이 책들을 교양, 주거, 건축가, 역사, 이론, 도시 등 여섯 개의 장으로 구분했다.

전체 주택 중 공동주택이 차지하는 비율이 78%가 넘는 한국에서는 건축가 노릇 하기가 힘들다. 그런데 유럽과 일본에서는 왜 우리처럼 고층화한 단지를 짓지 않았을까 궁금해진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아파트 한국사회>는 우리는 주택 부족으로 대량 공급이 필요한 시대에 도시 공간과의 연계성을 세심하게 고려할 필요가 없는 단지형을 선택했고, 지금까지 관행으로 자리 잡은 것이라고 짐작한다. 반면에 유럽과 일본은 우리처럼 아파트의 무모한 고층화를 감히 실행에 옮기지 못했을 뿐이라는 설명에 씁쓸해진다.

‘교양’ 편에서는 건축을 통해 일상적 사유를 펼칠 수 있는 책, ‘주거’에서는 주택과 아파트에 대한 전문가들의 관점을 소개한다. 마지막 편 ‘도시’에서는 건축의 집합이라고 할 수 있는 도시를 살펴서 건축 지식의 지평을 넓힌다. 좋은 건축이란 무엇인가 고민하게 된다. 건축학도가 아니라도 건축과 도시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관심을 가질만하다. 대한건축학회 부산·울산·경남지회 지음/공간서가/328쪽/1만 8000원.




박종호 기자 nleader@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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