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이 18일 서울 강동구 강동성심병원에 마련된 고 박종철 열사 어머니 정차순 씨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희근 경찰청장이 18일 오후 고(故)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씨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조문했다.

이날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윤 청장은 고인의 영정 앞에 국화를 놓고 명복을 빈 뒤 고인의 큰 아들이자 박 열사의 형 종부(66)씨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윤 청장은 조문 뒤 취재진에 "깊은 애도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고인의 영면을 기원한다"며 "경찰청장으로서 가슴 아픈 과오가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우리 경찰의 경종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경찰도 고인과 고인의 아들이 염원하셨던 자유와 민주, 인권을 수호하는 당당한 경찰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2018년 7월 박 열사의 부친 박정기 씨가 세상을 떠났을 때에는 당시 문무일 검찰총장과 민갑룡 경찰청장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부산에서 태어난 박 열사는 서울대 언어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7년 1월 13일 서울대 '민주화추진위원회' 사건 관련 주요 수배자를 파악하려던 경찰에 강제 연행돼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에서 고문받다가 다음날인 1월 14일 끝내 사망했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허위 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단순 쇼크사로 위장하려 했으나 공안당국의 조직적인 사건 은폐 시도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6·10 항쟁의 기폭제가 됐다. 박 열사의 어머니 정 씨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부산 자택에서 홀로 지내다 건강이 악화해 2019년 이후 서울의 요양병원에 머물렀으며 향년 91세로 17일 오전 별세했다.

한편, 이날 빈소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홍익표 원내대표,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와 이주영·천하람 국회의원 당선인, 녹색정의당 김준우 상임대표와 장혜영 원내대표 직무대행 등 정치권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국민의힘은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과 정희용 수석대변인, 이인선 원내대표 비서실장이 오후 늦게 조문할 예정이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