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환율·고유가에 물가 인상 도미노, 민생이 위태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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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적 여파로 복합 위기에 선 경제
정부·여야 떠나 물가 관리 협치해야

고환율‧고유가 여파로 수입 식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18일 오후 부산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고환율‧고유가 여파로 수입 식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할 전망이다. 18일 오후 부산의 한 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최근 대외적 상황의 악화로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환율까지 크게 출렁이면서 그러잖아도 고물가에 시달리는 민생 경제에 짙은 경고등이 켜졌다. 원·달러 환율이 지난 16일 1400원까지 치솟았다가 다소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언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경제를 위협할지 모르는 상황이다. 환율 상승은 원재료 수입 가격을 올리는 요인이 돼 국내 물가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당장 외식 업체, 생필품 분야 등에서 추가 물가 인상 채비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파다하다. 총선 이후로 미룬 전기·가스 요금 등 공공요금 인상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전례 없는 복합 위기 앞에서 민생·경제 챙기기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의 상승은 경제 호전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악재다. 지난 16일 원·달러 환율은 1년 5개월 만에 장중 1400원을 돌파한 바 있다. 18일 1400원 아래로 다시 내려갔지만 이란·이스라엘 갈등 양상에 따라 또다시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주요국의 통화 가치 하락은 세계적 현상이지만 원화의 낙폭이 크다는 점은 쉽게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가 그만큼 하락하고 있다는 나쁜 징조이기 때문이다. 국제유가 역시 지금은 숨고르기에 들어갔지만 언제라도 튈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가 위험 요소에 대한 방어막을 찾아 시나리오별 대비 방안을 치밀히 세워야 할 때다.

가장 큰 걱정은 이 같은 대외적 상황이 국내 경제와 민생에 미치는 악영향이다.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이 동시에 오르자 원료를 수입하는 국내 기업들은 저마다 가격 인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필수 식재료의 경우 가격이 이미 상당히 오른 형편인데 원료 가격이 상승하면 식료품·외식 분야의 물가는 더욱 치솟을 게 뻔하다. 이미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되는 제품은 생필품과 식료품을 중심으로 줄줄이 가격 인상 대기 중이다. 덩달아 전기·가스요금 등 공공요금에 대한 원가 상승 압력도 거세다. 고유가·고환율이 겹쳐 고물가 상황이 더 악화될 일만 남은 터라 서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한 게 아니다.

전문가들이 “진짜 위기”라고 경고하는 작금의 현실을 우리 정부가 모를 리는 없을 것이다. 급선무는 물가 대책을 제대로 세워서 국민들 민생고부터 해소하는 것이다. 정부는 3월 중에 물가가 정점을 찍고 하반기에 안정화된다고 진단한 바 있다. 하지만 흐름은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정책 실수를 지난해처럼 반복해선 안 된다. 그에 따라 국민들이 더 큰 고통의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상의 정확한 진단과 예측의 토대 위에서 구체적인 물가 관리 방안이 나와야 한다. 여야 정치권이 총선 결과는 내려놓고 이 분야에서만큼은 합심하고 협력할 필요가 있다. 민생부터 챙기겠다는 말, 행동으로 실천함이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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