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V 여배우 신변 우려된다"…말많던 ‘성인 페스티벌’ 결국 취소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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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페스티벌 주최사인 플레이조커는 18일 오후 공식 유튜브 채널에 행사 취소를 알리는 영상을 올렸다. 플레이조커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성인 페스티벌 주최사인 플레이조커는 18일 오후 공식 유튜브 채널에 행사 취소를 알리는 영상을 올렸다. 플레이조커 공식 유튜브 채널 캡처

일본 성인영화(AV) 배우가 출연하는 '성인 페스티벌'(2024 KFX The Fashion)이 시민단체 등의 반발과 여러 지자체의 반대 속에 결국 취소됐다.

성인 페스티벌 주최 측 '플레이조커'는 18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번 2024 KXF The Fashion '성인 페스티벌'이 취소됐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주최 측이 밝힌 취소 이유는 'AV 배우들의 신변 우려'다. 플레이조커는 "일본 여배우 소속사 측은 성인 페스티벌로 인해 각 지자체가 떠들썩하고 나라가 들썩일 정도로 여성단체의 반발이 극에 달한 이 상황에서 행사에 참여하는 여배우의 신변이 보호될 수 있냐는 입장"이라며 "혹시 있을지도 모를 배우의 안전사고를 우려해 이번 행사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본 소속사 측은 '신림역 칼부림 사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있냐고 물었다"며 "성인 페스티벌 행사는 안전사고에 대비해 경호 인력 49명과 보조 인력 27명을 채용했다고 전달했지만 경호원이 감싸고 있는 상황에서조차 '이재명 피습 사건'이 일어나는데 신변 보호에 장담할 수 있냐는 일본 소속사 측에 확실한 대답을 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행사 무산 소식은 수 차례의 장소 변경 끝에 나온 것이다. 당초 이 행사는 이달 20일부터 이틀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의 민간 전시장 수원메쎄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여성단체 등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혔고 수원시도 수원메쎄 인근에 초등학교가 있는 점 등에 비춰 이 행사가 교육환경보호에 관한 법률에 저촉된다고 판단, 수원메쎄 측에 대관 취소를 요청했다.

주최 측은 다음 대체 장소로 경기 파주시를 선택했지만 파주시 역시 행사를 막았다. 주최 측은 이후 서울 잠원한강공원 내 선상 주점 '어스크루즈'로 개최 장소를 옮겼고 이에 서울시 또한 어스크루즈 측에 행사를 금지한다는 공문을 보내고 행사를 강행할 경우 업장 임대 승인 취소 등 강경 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어스크루즈 개최 또한 무산된 이후 주최 측은 지난 16일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압구정 카페 골목 일대로 개최 장소를 옮긴다고 공지했으나 AV 배우들의 신변 우려로 결국 취소를 결정했다.


'성인 페스티벌' 개최 앞두고 여성단체 반발. 수원여성의전화 제공. '성인 페스티벌' 개최 앞두고 여성단체 반발. 수원여성의전화 제공.

성인 페스티벌이 이처럼 개최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하는 과정에서 온라인에서는 찬반 논쟁도 뜨거웠다.

성인 페스티벌을 두고 "성 상품화", "성 착취"라며 반대하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찬성 의견도 적지 않았다.

개혁신당 비례대표 천하람 국회의원 당선인도 가세했다. 천 당선인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서울시, 강남구는 성인 페스티벌 금지 결정을 재고해야 한다"며 "성인이 성인만 들어올 수 있는 공간에서 공연 또는 페스티벌 형태의 성인문화를 향유하는 게 뭐가 문제입니까"라고 적었다.

그는 "형평에도 맞지 않는다"며 "서울 소재 공연장에서 최근 여성 관객을 대상으로 한 19금 뮤지컬이 열려 근육질의 남성 배우들이 출연해 몸매를 자랑하며 성적 매력을 어필했는데 공연 개최 과정에서 어떤 비난도, 지자체의 압력 행사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에 행사를 거부했던 이재준 수원시장은 "성인 페스티벌은 성인문화를 향유하는 행사가 아니라 자극적 성문화를 조장하는 AV 페스티벌일 뿐"이라며 천 당선인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시장은 "우리나라에서는 AV 제작과 유통이 엄연한 불법"이라며 "수원에서 다시 이런 행사가 개최된다고 해도 저는 똑같은 결정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박정미 부산닷컴기자 like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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