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요동치는 금융시장…향후 전망은
코스피·코스닥 전주 대비 급락
환율도 역대 4번째 1400원 터치
전문가들 “변동성 지속” 전망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증시가 폭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연일 출렁이고 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전망이 힘을 받는 데다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부각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코스피는 2591.86으로 전주보다 3.35%(89.96포인트)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 지수 역시 841.91를 기록해 한 주간 18.56포인트(-2.15%) 하락했다.
증시 급락에 이어 원·달러 환율 변동성도 연일 커지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지난 19일 전주 대비 6.8원 상승한 1382.2원에 마감했다. 지난 16일에는 장중 1400원을 터치했는데 이는 17개월 만이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넘은 것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등 단 세 차례 뿐이다.
증시와 원·달러 환율이 연일 출렁이고 있는 것은 미국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가장 큰 원인이다. 실제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를 장기간 미룰 수 있다고 시사해 시장에 큰 충격을 안겼다. 여기에 이스라엘과 이란의 무력 충돌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친 것도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를 자극한 데 이어 증시 불확실성을 극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 역시 변동성 장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원·달러 환율의 경우 조만간 1400원대에 재진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NH농협은행 NHALL100자문센터 김서희 WM전문위원은 “금리 인하 기대감 상실, 높은 인플레이션, 점점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중동사태 리스크까지 더해져 달러 강세 기조가 단기간에 바뀌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 역시 대외 악재가 산적한 탓에 살얼음판에 놓여 있다. 미래에셋증권 유명간 연구원은 “이스라엘 이슈를 유심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중요한 것은 이란의 반응으로 상황 변화에 따른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 리스크로 인해 국내 증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2%포인트로 역대 최대를 기록하고 있는데다 3월 주주총회에서 받은 배당금을 본국으로 송금하는 수요도 있기 때문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1조 원을 비롯해 총 9조 원이 이번 달에 외국인에게 배당금으로 지급된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