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찬 거절' 한동훈, 윤 대통령과 거리두기…마이웨이 가나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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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용산 거리두기 관측
오찬 거절, 당분간 숨고르기 전망
당권·대권…복귀 시기도 관심사

15일 국회 헌정회관 앞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15일 국회 헌정회관 앞에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응원하는 화환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오찬 회동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묘한 신경전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 한 전 위원장이 당분간 용산과 거리를 둔 채 정치적 ‘마이웨이’를 도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주 대통령실은 한 전 위원장을 포함한 비대위 인사들에게 윤 대통령과의 오찬 회동을 제안했다. 오찬 날짜는 이날이었다. 하지만 한 전 위원장 윤 대통령의 오찬 제안에 거절 의사를 밝혔다. 거절 배경은 건강상의 이유였다.

한 전 위원장의 오찬 거절로 총선 후 윤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 간의 회동은 당분간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당내에선 한 전 위원장의 윤 대통령 오찬 제안 거절을 두고 총선 전후에 비롯된 양측의 불편한 관계가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은 4·10 총선 과정에서 여러 현안을 두고 대통령실과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의혹, 이종섭 전 호주대사 임명,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 거취 등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 등을 강조하며 대통령실의 태도 변화를 요구한 바 있다. 이때부터 양측엔 미묘한 신경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특히 총선 전후로 한 전 위원장에게 날을 세워 온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16일 윤 대통령과 일찍이 만찬을 가진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며 정치적 역학관계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위원장은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저는 무슨 일이 있어도 여러분을, 국민을 배신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 잘못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은 배신이 아니라 용기”라고 적었다. 이는 ‘윤 대통령을 배신했다’는 취지로 자신을 비판한 홍 시장을 겨냥해 반박하는 글로 해석된다.

당내에서는 한 전 위원장이 용산과 당분간 거리를 둘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병민 전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선거 내내 (당정이)그렇게 썩 유기적인 관계는 아니었다고 본다”며 “분위기가 조성된 이후 (한 전 위원장이)대통령과 만나야 보수가 더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당권과 대권, 한 전 위원장의 복귀 시기도 관심사다. 김경율 전 비대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한 전 위원장은)절대 차기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을 지낸 강승규(충남 홍성예산) 당선인도 한 전 위원장의 당권 도전에 대해 “이번에는 좀 쉬었으면 좋겠다.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지난번 통화할 때도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준 바 있다”고 말했다.



곽진석 기자 kwa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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