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지방은행 1위 '부산은행' 위협
1분기 순이익 역대 최대 실적
대환 대출 중심 영업 전략
주가 하락에 지속성 미지수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내며 지방은행 1위 부산은행마저 위협하고 있다. 고금리 장기화 속에 뜨거운 경쟁이 펼쳐진 은행권의 대환 대출 시장에서 압도적 승기를 잡은 영향이다. 다만 지속가능성은 미지수다. 사상 최대 실적 경신에도 주가는 떨어지고 증권사들의 목표 주가도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한 1112억 원 수준이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로 이자 이익이 1분기에만 5823억 원을 기록한 영향이다.
이는 ‘대환 대출’ 중심으로 공격적인 주담대 영업을 이어간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해 주담대 신규 취급액의 50%가 대환 목적으로 나타났다. 해당 비중은 올해 1분기 기준 62%까지 높아졌다.
카카오뱅크의 가파른 성장세에 은행권은 긴장하는 모습이다. 지방은행 중 가장 규모가 큰 부산은행은 올해 1분기 1252억 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카카오뱅크와 비교해 순이익 차가 140억 원에 불과한 수치다. 경남·광주·전북은행은 이미 카카오뱅크에 뒤처지고 있는 상태다.
지방은행들이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실적에 악영향을 받았다고 해도, 카카오뱅크가 실질적인 위협으로 부상한 것은 분명한 사실로 해석된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역대급 실적 축포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연일 하락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밸류업 수혜주로 인식되는 다른 금융주들과 달리 주가 흐름이 완전히 반대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9일 카카오뱅크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6.05% 급락한 2만 4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특히 지난 2월 15일(3만 1200원)과 비교해서는 주가가 22.92%나 하락한 상태다. 반면 같은 기간 KB금융과 BNK금융의 주가는 각각 17.66%, 9.19% 상승했다.
증권가도 이번 실적을 두고 향후 상승 동력을 상실했다며 연일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나섰다. 지난 9일 신한투자증권은 기존 3만 3000원에서 3만 1000원으로, 이베스트투자증권은 3만 5000원에서 3만 2000원으로 목표 주가를 내렸다. KB증권도 지난 8일 실적 발표 직후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