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저출생 컨트롤타워 신설, 지역소멸 해소 중점 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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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출생수석실·저출생기획부 설치 예정
저출산 문제 지역균형발전 차원 접근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저출생·고령화 문제를 '국가적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부처 신설을 위한 입법에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촉구했다. 사진은 10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저출생·고령화 문제를 '국가적 비상사태'로 규정하고 부처 신설을 위한 입법에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을 촉구했다. 사진은 10일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연합뉴스

대통령실에 저출생 문제를 전담할 ‘저출생수석실’이 신설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13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대통령실에 저출생수석실 설치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는 저출산 고령화에 대응하는 부처인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현재 저출산 문제는 국가의 지속 가능성이 달린 우리 사회의 난제 중 하나다. 정부는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고위)를 만든 이후 지난해까지 무려 380조 원가량의 저출산 예산을 투입했다. 하지만 출산율은 세계 최악 수준에 머물고 있다. 때 늦은 감이 있지만 지금이라도 컨트롤타워 역할을 담당할 저출생수석실을 신설키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인구 문제의 전환기로, 골든타임에 직면해 있다. 지난 정부에서 출산율이 급격히 떨어졌는데도 처방은 부족했다. 이번 저출생수석실 신설은 출산율 하락을 막기 위해선 ‘실행력 있는 정부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현재 저출산 대응을 담당하는 저고위는 위원회 특성상 예산 편성, 법률 제정의 권한이 없는 등 한계가 있었다. 이에 저출산 문제를 담당할 부처 신설은 지난 4·10 총선에서 여야가 공통으로 내놓은 공약이어서 공감대가 형성된 사안이다. 그래서 저출생수석실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와 맞물려 대통령이 밝힌 저출생기획부 신설을 위한 움직임도 본격화하길 바란다.

일각에서는 지난 대선 공약인 여성가족부도 아직 폐지하지 못한 판국에 저출생을 명분으로 공무원 조직만 비대하게 늘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별개로 저고위는 대통령이 직접 위원장을 맡고 있는 대통령 직속 조직인데 별도의 관료 조직이 필요하냐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지금껏 인구 정책의 사령탑이라고 했던 저고위는 제구실을 못 했다. 출산 문제는 지역균형, 주거, 육아, 노동, 교육 등 여러 사안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으면 출산 효과가 떨어진다. 그래서 저출생수석실의 조율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출생수석실은 이런 복합적 관점에서 저출생 문제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조직을 새로 만든다고 해서 저출산 문제가 단번에 해결될 수는 없다. 지금까지 저출산 등 인구 문제를 해소하지 못한 이유가 전담 부서가 없어서가 아니라는 것을 정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전국의 지방이 균형발전을 이룸으로써 지금처럼 수도권으로 돈과 사람이 몰리는 구조가 해소되고 지역이 살기 쾌적한 곳이 된다면 저출산 문제는 얼마든지 개선될 수 있다. 따라서 신설될 저출생수석실과 저출생기획부는 저출산 문제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지역균형발전과 지역 인구소멸 해소에 중점을 두는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정책을 통해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길 기대한다. 그렇지 못하면 수석실 하나 더 만드는 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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