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유강남 부활 조짐은 반가운데…무너진 불펜, 최준용은 2군행
유, 14일 KT전서 마수걸이 홈런포
활약 불구 불펜 무너지며 재역전패
최, 강백호에 쓰리런포 허용 부진
“휴식 필요하다” 결국 1군 말소돼
16일 원정 KT전, 4연패 탈출 도전
탈꼴찌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또다시 연패 수렁에 빠졌다. 지난 주말 LG 트윈스와 3연전에 이번 주중 첫 경기 KT 위즈전까지 내줬다. 4연패를 당하며 어느새 승패 마진이 -13까지 떨어졌다. 그동안 슬럼프에 허덕이던 유강남이 부활 조짐을 보이는 점은 반갑지만, 반대로 ‘믿을맨’ 최준용이 부진에 빠지며 결국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롯데의 주전 포수 유강남은 지난 14일 KT와 시즌 4차전에서 기다렸던 마수걸이 홈런포를 가동하며 기나긴 슬럼프 탈출을 예고했다. 이날 1-1로 맞선 5회초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유강남은 KT 선발 엄상백의 초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 존 한복판에 몰리자 놓치지 않고 130m짜리 큼지막한 시즌 1호 홈런을 날렸다.
유강남의 이름값을 생각하면 너무 늦은 홈런포다. 지난해 롯데 유니폼을 입고 2년차 시즌을 맞은 유강남은 개막 이후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서 빠졌다. 지난달 중순에는 2군에도 한 차례 다녀오기도 했다.
다시 1군에 합류한 뒤 점차 타격 감각을 끌어올리던 유강남은 이날 3회 첫 타석에서 팀의 첫 안타를 터뜨렸다. 이어 5회에는 시원한 역전포를 가동하며 포효했다. 유강남의 홈런은 지난해 10월 11일 두산 베어스전 이후 무려 216일 만이다.
지난달까지 타율 0.122(41타수 5안타)에 그쳤던 유강남은 이달 들어 타율 0.276(31타수 8안타)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유강남의 반등에 롯데 김태형 감독도 반색했다. 김 감독은 “(강남이가)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 타이밍도 그렇고, 훈련 때도 공의 궤도가 조금씩 나오고 있다”고 설명하며 “홈런도 반가웠다”며 웃음지었다.
하지만 이날 유강남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롯데는 불펜이 무너지며 연패를 끊지 못했다. 7회초 추가점을 뽑으며 3-1까지 달아났지만, 7~8회 수비에서 6실점하며 4-7로 경기를 내줬다.
특히 ‘믿을맨’ 최준용의 부진이 뼈아팠다. 7회말 1사 1, 2루 상황에서 불을 끄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지만 첫 타자 강백호에게 5구째 직구를 통타당하며 역전 쓰리런포를 허용했다. 이어 장성우와 박병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준 최준용은 아웃카운트를 단 1개도 잡지 못한 채 전미르에게 공을 넘겼다.
오른손 불펜 ‘필승조’인 최준용은 롯데의 핵심 자원이지만 최근 구위가 눈에 띄게 떨어졌다. 최준용은 지난달까지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2.87로 활약하다, 이달 들어 8경기에서 평균자책점 9.82로 부진에 빠졌다.
결국 휴식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최준용은 15일 2군으로 내려갔다. 실제로 최준용은 올 시즌 40경기 중 23차례 등판하며 많은 경기를 뛰었다. LG 이우찬(24경기)에 이어 올 시즌 최다 등판 공동 2위다.
김태형 감독은 “최준용이 열흘 동안 휴식을 취해야 할 것 같다. 그동안 접전 경기가 많아서 조금 힘든 일정을 소화했는데, 잘 쉬고 돌아오길 바란다”고 1군 말소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최준용과 똑같이 23경기를 뛴 루키 전미르는 1군에 남았다. 시즌 초반 많이 던지다 최근에는 연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전미르 역시 지난달 24일 SSG 랜더스전 이후 최근까지 평균자책점이 12.91로 치솟는 등 부진하지만 김 감독은 1군에서 더 활용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그만큼 롯데의 현 상황이 여유롭지 않다는 의미다.
15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며 하루 휴식을 가진 롯데는 16일 오후 6시 30분 수원 KT위즈파크에 열리는 KT와 시즌 5차전에서 4연패 탈출을 노린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