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임 후 첫 방문지로 중국 택한 푸틴… 중국선 환영일색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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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7개월 만에 또 방중
중국 언론 “국제 사회 큰 반향”
미국 제재 하얼빈공업대 방문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택했다. 지난해 10월 베이징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5선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택했다. 지난해 10월 베이징에서 만난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악수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16~17일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푸틴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중국과 러시아 양국이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문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인터넷판인 인민망은 이날 푸틴 대통령의 방중 소식을 전하면서 “그는 양자 회담과 국제회의 참석 등을 포함해 중국을 이미 22차례나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푸틴의 중국 국빈 방문이 양국 간 전략적 유대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의 방문이 갖는 의미를 분석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이 연임에 성공한 뒤 첫 국빈 방문지로 중국을 선택했다. 푸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는 모스크바가 중국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고 서방의 압력으로 ‘동방으로 돌아서겠다’는 러시아의 결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장한후이 주러 중국대사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국 정상의 전략적 지도 아래 중국과 러시아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는 현재 역사상 최고의 시기에 있다”고 밝혔다.

추이헝 화둥사범대 러시아연구센터 연구원은 “양국 간 전략적 유대가 국제 무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세계는 양국 정상회담에 주목해 중러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진 중국사회과학원 러시아·동유럽·중앙아시아연구소 부연구원은 “푸틴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동안 베이징 외곽 지역도 방문할 수 있다”며 “이는 중국과 협력하는 데 있어 러시아의 구체적인 이해관계가 어디에 있는지 지켜보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방중 기간 베이징 외에 헤이룽장성 하얼빈을 찾아 제8회 러시아-중국 엑스포 개막식에 참석하고 하얼빈공업대학에서 교사·학생과 만날 예정이다. 하얼빈공업대는 미국의 제재 대상 리스트에 포함된 중국 대학이다. 이 때문에 푸틴의 방문은 미국의 제재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 간 공동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정치적 함의를 갖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일부 관측통들은 “지난 2년간 미국이 부과한 제재가 중국, 러시아 간의 정상적인 경제 및 무역 관계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장벽을 추가했기 때문에 다음 단계에서 양측은 문제를 풀기 위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중국의 이 같은 분위기 띄우기에 러시아도 맞장구를 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인터뷰를 갖고 양국 관계가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의 무역 및 경제적 관계가 외부 도전과 위험에 면역력을 갖춘 채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서는 ”우리는 평화적 수단을 통한 포괄적이고 지속가능하며 정당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며 ”대화에도 열려 있지만 이러한 협상에는 러시아를 포함해 모든 분쟁 당사국의 이해관계가 고려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러시아의 움직임은 중국과 함께 다극화된 세계 질서를 촉진하기 위한 작업이다. 미국과 서방 주도의 국제 질서에 공동 대응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알렉세이 마슬로프 모스크바 국립대 아시아·아프리카연구소 소장은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과는 상호 신뢰를 갖지 못했지만, 중국과는 상호 신뢰가 있다”며 “양국은 금융, 은행, 과학기술 및 투자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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