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바키아 총리 대낮에 총격 피습
정치활동 경력 용의자 현장 체포
복부 관통상 입었지만 목숨 건져
슬로바키아 정치권 “내전 직전”
슬로바키아 총리가 15일(현지시간) 총 여러 발을 맞고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수술을 받았다. 슬로바키아 정부는 이 사건을 총리를 노린 암살 기도로 규정했다.
슬로바키아 정부에 따르면 로베르트 피초(59) 슬로바키아 총리는 이날 수도 브라티슬라바 외곽 마을에서 총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지역에서 각료 회의를 열고 지지자들을 만나던 중 총을 맞았다. 용의자가 쏜 총알 중 1방이 총리의 복부를 관통해 위중한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슬로바키아 부총리는 피초 총리의 상태와 관련해 "현재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피초 총리는 2006∼2010년 첫 번째 임기에 이어 2012∼2018년 연속 집권하는 등 모두 세 차례 총리를 지냈다. 지난해 10월 치러진 총선에서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하는 친러시아 여론을 등에 업고 승리하며 총리직에 복귀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총리 총격 용의자는 3권의 시집을 발간한 슬로바키아 작가 협회 소속 71세 회원으로 정치적인 동기로 암살을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용의자는 수년 전 유럽 내 이민과 증오, 극단주의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고향에서 '폭력 반대 운동'이라는 단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총리에 대한 암살 시도가 슬로바키아 정치권이 화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분열돼 사실상 '내전' 상태에 들어섰음을 방증하는 사건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마투스 수타이 에스토크 슬로바키아 내무장관은 이날 "대중, 언론인, 그리고 모든 정치인에게 증오 퍼트리기를 중단할 것을 호소하고 싶다"며 "우리는 내전 직전이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