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수품부터 원유까지… 우크라 전쟁 후 중·러 교역량 폭증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양국 정상 벌써 네 차례 회동
중국, 러시아에 군수품 공급
수출 막힌 원유·가스 사들여
미국과 러시아 사이 갈림길
시진핑 주석 외교력 시험대에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을 국빈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중국에 도착해 1박2일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함에 따라 우크라이나전 이후 한층 돈독해진 양국 관계에 관심이 쏠린다.

영국 B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이 만나는 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무려 4번째다. 이 기간 중국은 미국 등 서방권의 제재 충격을 완화하려는 러시아의 든든한 후원자가 됐다.

특히 중국은 핵심 부품을 공급함으로써 러시아의 군비 증강을 도왔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방중 기간 BBC와 인터뷰에서 “이들(중국의 부품들)은 더 많은 탄약과 탱크, 장갑차, 미사일을 만들기 위한 러시아의 노력을 돕는 데 쓰였다”며 “러시아가 수입하는 공작기계의 약 70%, 초소형 전자 공학 제품의 90%가 중국산”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이 러시아에 실질적인 무기만 제공하지 않을 뿐 사실상 모든 것을 제공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이달 초 중국과 홍콩의 관련 기업 20곳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여기에는 드론 부품 수출업체와 러시아가 다른 기술에 대한 서방 제재를 피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 알려진 기업들이 포함됐다.

미 싱크탱크 카네기재단이 중국 무역 통계를 분석한 결과 중국은 러시아에 매달 3억 달러(약 4050억 원) 이상의 민간·군사 이중 용도 아이템을 수출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양국 사이 교역액이 우크라이나전이 발발한 2021년 이후 64% 급증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다만 AFP통신에 따르면 올해 3~4월 중국의 대러 수출은 연초 급증세에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작년 12월 러시아 군수와 연관된 해외 은행에 대한 2차 제재를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은 이후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은 대러 제재에 따라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입을 대폭 줄였는데, 중국은 인도와 함께 감소분을 보전해줬다. 중국은 작년 러시아로부터 재작년보다 24% 늘어난 총 1억 700만t의 원유를 수입했다.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대중국 최대 수출국이 된 것이다.

중국은 또한 2021년 대비 77% 폭증한 액화석유가스(LPG) 800만t을 지난해 러시아에서 수입했다. 러시아 정부 연간 수입의 약 절반은 석유와 가스에서 나온다.

한편, 중국 언론은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이 중국과 러시아 관계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6일자 기사에서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중국이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에 따라 중러 관계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우선 “푸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을 통해 양국은 점점 커지는 지정학적 동맹 강화와 양국 정상간 ‘깊은 우정’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분석가들은 이 점이 오히려 중국과 러시아 관계의 한계를 드러낼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고 전했다.

중국의 입장에서는 미국 견제에 맞서 러시아와의 공조를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제 발전을 위해서는 중국을 상대로 첨단 기술 접근을 막겠다는 의지를 꺾지 않고 있는 미국과 관계 개선도 중요하다.

전문가들은 양측 사이에서 딜레마에 처한 중국이 앞으로 이런 점을 모두 고려해 미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했다. 루킨 부교수는 “중국은 공개적으로 미국을 무시하거나 미국의 요구를 완전히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러시아와의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과 미국과의 대결을 피하는 것 사이에 어느 정도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고 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