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원식 국회의장 후보 '명심' 아닌 국민의 뜻 좇아야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민주당 총회서 강경파 추미애 꺾는 파란
정쟁보다 민생 위한 협치의 리더십 기대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선자 총회에서 꽃다발을 받고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된 우원식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당선자 총회에서 꽃다발을 받고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이 제22대 전반기 국회의장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우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진행된 민주당 당선인 총회에서 6선의 추미애 당선인을 꺾고 국회의장 후보로 선출되는 파란을 일으켰다. 우 의원은 다음 달 5일 22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표결로 공식 선임되는데 원내 1당에서 하는 관례에 비춰 사실상 확정된 셈이다. 4·10 총선에서 5선에 성공한 우 의원은 운동권 출신으로 17대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 문재인 정부 첫 여당 원내대표로 실천력과 협상력을 모두 보여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 의원의 예상 밖 국회의장 후보 선출로 22대 국회의 여야 협치 전망도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민주당 국회의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부터 ‘명심’(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마음) 경쟁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의장 후보 등록 때만 해도 6선의 조정식 의원과 5선의 장성호 의원이 나섰지만 자진 사퇴하면서 친명계 교통정리 이야기가 나왔다. 결국 추 당선인과 우 의원의 2파전으로 좁혀졌는데 친명계 핵심 의원들까지 가세해 추 당선인을 추대하는 분위기로 흘렀다. 추 당선인도 “‘당심’이 곧 ‘명심’이고 ‘명심’이 곧 ‘민심’”이라는 말로 논란을 부추겼다. 국가 의전 서열 2위의 국회의장 선출을 ‘명심’과 당내 강성 팬덤이 좌지우지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 뒤따랐다. 우 의원 선출은 결국 이런 당내 비민주적 기류에 대한 역풍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우 의원 선출로 여야 협치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강성 매파’인 추 당선인이 국회 의사봉을 쥐면 민주당과 특검법·쟁점 법안 강행 처리에 보조를 맞춰 여야 강 대 강 대치 국면을 이끌 것이라는 우려가 컸던 터다. 온건 성향으로 분류되는 우 의원 선출로 그나마 대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기대다. 우 의원도 “국회는 대화 기류가 중요하며 여야 간 협상과 협의를 존중할 것”이라는 말로 이런 기대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우 의원은 동시에 “중립은 몰가치이면 안 되고 국회의장은 단순 사회자가 아니며 여야 합의가 난망한 법안에는 직권상정 권한을 쓰겠다”라고도 해 거야의 마이웨이에 대한 여지도 남겼다.

22대 국회는 개원 전부터 여야 간 극한 대립을 예고한다. 각종 특검법을 둘러싼 충돌이 예상되고 ‘25만 원 민생지원금’ 등 쟁점 법안들도 대기 중이다. 21대 국회에서 지속됐던 야당의 강행 처리와 여당의 반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라는 도식이 되풀이될 공산이 크다. 협치를 위한 국회의장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국회의장의 중립을 국회법에 명시한 것도 정쟁에 매몰되지 않고 민생을 위한 중재의 리더십을 발휘하라는 취지다. 우 의원은 “국민의 삶 안에 깊숙이 발붙이고 국민과 함께 고통을 나누고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길을 가겠다”고 했다.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는 초심을 잃지 않길 바란다.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