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비평] 젊은 기자들은 왜 떠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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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행 동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젊은 기자들이 언론사를 떠나고 있다. 언론 고시라는 높은 벽을 뚫고 기성 언론사에 입사한 우수하고 유능한 인재들이다. 기자 지망생도 감소하고 있다. 한때 선망의 대상이던 언론인이라는 직종이 채용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다. 이들은 왜 언론을 떠나는가?

중앙일보·JTBC 노보에 따르면 3월 현재 올해 퇴사를 결심한 기자가 8명이다. 이들의 평균 근속 연수는 5년에 불과했다. 조선일보 노보는 지난 10년 사이 조선일보에 입사한 기자 106명 중 40명이 퇴사했다고 밝혔다. 저연차 젊은 기자들의 40%가 다른 길을 찾아 언론사를 떠난 것이다. 언론사가 ‘이직 사관학교’라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언론계에서 나올 정도이다. 한겨레신문 2019년 1월 노보는 지난 1년 사이 10명이 퇴사했다고 밝혔다.(월간 〈신문과 방송〉 5월 호)

최근 젊은 기자들의 퇴사 러시는 위기의 언론계에 다시 한번 경종을 울리고 있다. 언론의 위기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더 그렇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 언론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평판, 그리고 언론 조직 내부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언론 위기의 원인은 복합적이고 다층적이다.

젊은 층 퇴사 러시 언론사 위기 가중

시대 뒤처진 조직 문화·취재 관행 탓

새 경영 트렌드 '직원 경험' 도입해야

성장 체험 축적·역량 향상 기회 필요

디지털 전환이 가져온 경쟁 매체의 증가와 다양화는 위기의 외부 요인으로 작용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 디지털 플랫폼 기업들이 뉴스 유통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외부 환경 변화가 대표적이다.

언론이 직면한 불신의 굴레는 언론의 영향력과 위상의 추락뿐만 아니라 기자들의 사회적 평판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 권위적이고 위계적인 조직 문화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취재 관행들은 뿌리 깊은 언론사 내부적 문제로서 위기를 심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는 특히 최근 젊은 인재들의 퇴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어 세심한 관찰과 대응책 마련이 요구된다.

언론계를 막론하고 직장인들은 직장에서 겪는 경험이 누적되어 퇴사를 결정짓는다. 다수의 조사는 연봉보다는 근무 환경이나 직장 내 인간관계가 퇴사 결정에 더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한 직원이 입사 지원 순간부터 퇴사 시까지 겪는 모든 경험을 말하는 직원 경험이라는 개념이 새로운 경영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직원 경험이 긍정적인 직원들은 그렇지 못한 직원들에 비해 직장 만족도와 참여도가 높으며, 직원 참여도가 높은 기업은 수익성과 생산성이 최소 20% 이상 더 높다. 긍정적인 직원 경험이 직원 유지와 비즈니스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조기 퇴사의 흐름에 맞서기 위하여 언론 기업의 리더들이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은 ‘어떻게 하면 기자들의 긍정적인 성장을 위한 탁월한 직원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가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언론사에서, 특히 저연차 기자들은 취재 업무 성격상 소모품처럼 쓰이며 심각한 스트레스와 번아웃에 빠진다. 이들은 언론 본연의 비판과 감시라는 사명과 역할을 채 배우기도 전에 탈진 상태에 좌절한다.

언론 기업은 기자들에게 유연하고 적응 가능한 업무 환경을 조성해 줄 수 있도록 그들의 감정과 생각을 파악하는 정례 미팅과 같은 시스템 도입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언론사는 연차 단계별 교육 기능을 체계화하고 재설계하여야 한다. 데스크 담당자 이상 직급자에 대한 교육 체계 구축을 통해 관리자로서의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이들이 리더십 기술 향상이나 팀원과 소통하는 방법 팁 등 평기자들에 대한 동기 부여와 회사의 지침 전달에 능통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을 제공받아야 한다. 이를 통해서 저연차 기자들이 긍정적인 직무 경험을 축적하고, 업무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디어 환경 변화, 사회적 평판, 내부적 요인이라는 삼중고에 처한 언론이 젊은 기자들의 퇴사를 막기 위한 첫걸음은 조직 내부적 요인의 점검에서 출발해야 한다. 저연차의 젊은 기자들이 퇴사하는 이유가 소속 언론사가 배움과 성장에 적합하지 않은 곳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은 아닌지 언론 기업의 리더들은 성찰해 봐야 한다. 기업의 성공 지향이 아니라 성장 지향의 직원 경험이 우선시되는 조직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긍정적인 직원 경험이 직원 유지와 비즈니스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상기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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