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 잘 나가는데… 삼성전자만 부진 늪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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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등 관련 주가 상승
HBM 납품 여부 회복 판가름

최근 미국 엔비디아, 대만 TSMC,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관련 주가가 일제히 상승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나홀로 하락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 주가가 살아나기 위해선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메모리)을 납품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23일 미국 뉴욕 현지시간으로 장중 첫 1000달러를 돌파했다. TSMC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과 퀄컴도 주가가 오름세다.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27일 전 거래일 대비 2900원(1.46%) 오른 20만 15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종가 기준 지난 23일 20만 원에 등극해 사상 처음으로 ‘20만닉스’에 오른 바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HBM 시장에서 주도권을 내주며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다. 지난달 5일 8만 6000원을 기록한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4일엔 로이터가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HBM의 발열과 전력 소비 등의 문제로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기 위한 테스트를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고 보도하면서 주가가 급락해 전일 대비 3.07% 떨어진 7만 5900원을 기록했다. 27일에도 장 초반 하락하다가 반대 심리가 작용하면서 장 후반 다시 반등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SK하이닉스는 최근 TSMC와 차세대 HBM인 HBM4(6세대 HBM)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TSMC 파운드리가 생산하는 ‘베이스 다이’(HBM 맨 아랜에 탑재되는 핵심 부품)를 기반으로 HBM4를 개발한다는 게 골자다. HBM 업계 1위 SK하이닉스와 파운드리 최강자 TSMC가 동맹을 맺고 경쟁사 삼성전자의 추격을 방어하려는 것으로 풀이 된다.

업계에선 HBM 2위, 파운드리 2위 삼성전자가 살아남기 위해선 HBM 공급을 위해 진행 중인 엔비디아 테스트를 통과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측도 “현재 다수의 업체와 긴밀하게 협력하며 지속적으로 기술과 성능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HBM3까지 SK하이닉스에 뒤처졌지만 HBM3E 12단을 먼저 개발하면서 한 가닥 희망을 가진 상태”라면서 “향후 HBM4에서 1위를 가져와야 살아 남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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