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오션플랜트, 세계 최초 ‘부유체 전문 야드’로 17조 시장 선점한다
고성 양촌·용정지구 1조 1530억 투자
부유식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에 특화
모기업 SK에코플랜트와 시너지 기대
SK오션플랜트가 경남 고성군 동해면 일원에 조성 중인 양촌·용정일반산업단지가 경남 1호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돼 세계 최대 규모 해상풍력발전 특화 생산기지로 발돋움한다.
기회발전특구는 현 정부의 지방시대 실현 4대 특구 중 하나다. 법인세·취득세 등 각종 세제 감면과 보조금 등 재정 지원은 물론 정주 여건 개선까지 정부가 전방위로 지원한다.
양촌·용정지구는 계획 면적 157만㎡로 부지 조성과 함께 기계장비, 설비, 건물 등 상부시설 조성에 총 1조 1530억 원을 투입한다. 준공은 2026년 말 목표다. 계획대로라면 인근 내산·장좌지구에 있는 1·2야드(각 52만㎡·69㎡)를 합치면 총 278만㎡ 규모로, 세계 최대 규모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생산기지가 된다. 지역 경제 측면에서도 3600명 직접고용과 3조 1346억 원 생산유발효과가 기대된다.
오션플랜트의 제작 가능 물량 역시 배 이상으로 늘어난다. 현재 SK오션플랜트의 연간 생산량은 고정식 하부구조물(재킷) 기준 50여 기 남짓이다. 새 생산기지가 완성되면 이곳에서만 한해 고정식 100기, 부유식 40기 이상을 제작할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해상변전소(OSS) 등 해상풍력 구조물 전반에 대한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SK오션플랜트가 부유식에 주목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새 생산기지 준공 시점인 2027년 전후로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 자료를 보면 부유식 해상풍력 시장은 2030년까지 18.9GW, 17조 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부유식 해상풍력은 풍력발전기를 바다에 부표처럼 뛰워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수심 제약 없이 먼바다에도 시설을 설치할 수 있어 입지 제약을 덜 받고 생산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국내에선 울산 앞바다에 9GW에 이르는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일본도 해상풍력 최강국 덴마크와 손잡고 양산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SK오션플랜트 주력 수출국인 대만도 올해 부유식 데모 프로젝트 입찰을 계획하고 있다.
부유식 해상풍력의 핵심은 발전기를 안전하게 떠받치는 부유체(Floter)다. 마침 모기업인 SK에코플랜트가 부유체 구조물 분야 최고 권위 기관인 노르웨이 선급협회 DNV 인증을 받은 기본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상당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SK오션플랜트 역시 고정식 하부구조물 분야에서 국내를 넘어 아시아 최고 기술력과 생산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수주·납품 실적 면에선 경쟁자가 없다. 2019년 첫 수주를 시작으로 해상풍력 세계 최강국인 덴마크를 비롯해 벨기에, 대만, 싱가포르 등 글로벌 해상풍력 개발기업과 약 200기에 이르는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에는 대만 해상풍력발전단지에 공급되는 677억 원 규모 수주 계약에 이어 매출액의 42.5%에 달하는 3900억 원 공급계약까지 잇따라 체결하는 등 견고한 수주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가치도 치솟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이달 초 SK오션플랜트 기업신용등급을 기존 ‘BBB(긍정적)’에서 ‘BBB+(안정적)’로 조정했다.
한기평은 △견조한 이익 창출 및 자본 확충 등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대규모 투자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재무안정성 △해외 시장 신규수주 증가 △매우 양호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배율과 낮은 차입금의존도를 상향 사유로 들었다.
SK오션플랜트 이승철 대표이사는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과 검증된 공급 능력, 우수한 야드 인프라로 글로벌 고객사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새 생산기지는 세계 최초 부유식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전문 야드가 된다. 특화된 설계로 공정상 이점을 더해 시장을 선점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