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극한 정쟁 우려되는 민주당 이재명 2기 일극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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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 최종득표율 85.4% 연임 확정
대치 정국 해소할 현실적 대안 모색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신임 당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대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연임에 성공한 이재명 신임 당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전국당원대회에서 당대표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 대표에 이재명 후보가 최종 선출됐다. 이 후보는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최종 득표율 85.40%를 기록해 당 대표 연임을 확정 지었다. 이재명 일극 체제 반대를 내세운 김두관 후보는 12.12% 득표에 그쳤다. 최고위원에는 김민석·전현희·한준호·김병주·이언주 후보가 당선됐다. 이 대표의 연임은 대선 출마를 위한 ‘이재명 체제’의 마지막 퍼즐이 완성됐음을 뜻한다. 2년 전보다 높은 득표율과 최고위원 면면 등으로 봤을 때 ‘이재명 1인 정당’의 색채는 한층 짙어졌다. 이 대표 일극 체제에 따른 극한 정쟁이 더욱 가속화하는 건 아닌지 우려를 키우는 이유다.

이번 전대 결과는 애초에 예견된 것이었다. 별다른 감동도 흥행도 없는 ‘어대명’(어차피 대표는 이재명), ‘또대명’(또 대표는 이재명)의 확인 절차였을 뿐이라는 씁쓸함, 이것이 민주당 전대를 지켜본 많은 이들의 소회다. 물론 이 대표의 높은 득표율은 당무나 국정에 대한 강한 지지를 반영한다. 하지만 다양성과 역동성·포용성이 사라지고 의사결정 구조가 한 사람의 뜻에 의존하는 공당이라면 시대착오라는 비판을 들을 수밖에 없다. 말하자면 ‘민주주의 퇴행’에 대한 이런저런 지적들이 나오는 것인데, 이를 이 대표가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일극 체제를 극복할 방도를 마련하지 않고서는 지지층 확대나 당내 통합도 요원하다.

지금은 완력에 의한 공격과 방어가 무한 반복되는 대치 정국이다. 해소의 실마리가 보이기는커녕 갈수록 격화하는 양상을 띤다. 다음 달 정기국회도 야당의 일방 처리와 대통령 거부권 행사의 악순환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총선 민심이 결과적으로 민주당에 힘을 실어준 건 맞지만, 일방적인 국회 독주는 현안을 해결할 생각이 없는 오만이거나 해결할 능력이 없는 무능으로 여겨질 수 있다.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된 만큼 소모적인 공세 대신 여당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낼 출구 전략과 현실적 대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여당도 무한 정쟁의 악순환을 끊을 타협안을 제시해 집권당의 책임을 다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 대표 앞에는 해결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30%대에 갇힌 당 지지율만 놓고 보면 민주당은 다수 국민의 공감을 얻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민주당이 입법부를 책임지는 거대 야당으로서, 향후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출 수 있도록 향후 전략과 비전을 견인해 내는 일이 급선무다. 꽉 막힌 정국의 실마리를 찾고 시급히 민생을 돌보는 일도 이런 관점에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대권 도전이 중요한 과제겠지만 당면한 국가적 위기 앞에서 정치적 득실을 따지는 자세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 같은 일극 체제, 무한 정쟁의 틀 속에서는 정치인으로서의 꿈도, 민심에 화답하는 길을 찾기도 힘들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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