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 건설로 사라질 마을… ‘가덕도 고향동산’ 조성 제안
부산 강서구의회 건의안 의결
주민 상실감 달래고 역사 보존
위치는 삼박봉, 관광자원 기대
부산시와 국토부에 내용 전달
부산 강서구의회가 2029년 개항을 목표로 한 가덕신공항 건설로 삶의 터전을 잃게 되는 지역 주민들에게 고향을 추억할 공원을 만들어 주자는 건의를 내놨다. 가덕도 역사와 문화, 주민 기억을 보존하는 공간을 조성할 뿐 아니라 휴게·문화 공간도 만들어 관광 자원으로도 활용하자는 취지다. 가덕신공항 건설과 함께 지역의 역사를 보존하는 공원 사업이 현실화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부산 강서구의회는 지난 3일 열린 제249회 본회의에서 가덕도 주민들의 삶의 흔적과 역사를 기록하는 ‘가덕도 고향동산’ 조성 촉구 건의안을 의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인구 4200여 명이 거주하는 가덕도에는 2029년 가덕신공항과 함께 공항복합도시가 만들어지면서 원주민들은 거주지를 옮겨야 한다.
가덕도 고향동산 조성은 가덕신공항 건설 공사로 생활 터전을 잃게 된 주민의 망향 상실감을 달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 기억을 보존하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주민 의견이 모이면서 이번에 강서구의회가 처음 제안했다. 고향동산 조성으로 가덕도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면서 이를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해 주민 보상과 지역발전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구의회 측 판단이다.
현재까지 논의된 가덕도 고향동산 조성 촉구안에 따르면 가덕도 내 자연녹지구역과 개발행위허가제한지역을 중심으로 고향동산과 역사공원을 조성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부산항 신항과 공항복합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삼박봉 일대를 고향동산 조성 위치로 제안했다.
가덕도 주민들의 추억을 되새기고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 뿐 아니라 관광객들을 유입할 콘텐츠 구축에도 방점이 찍혔다. 우선 가덕도 마을들의 특성을 담아 고향동산을 5개 광장으로 나눈다는 구상이다. 기존의 마을 형태를 재현한 지형 조형물과 가덕신공항 건설 전 마을 모습이 담긴 로드뷰 상영 3D 체험관 등을 만드는 게 골자다. 또 가덕도의 문화 유산을 복원하고 이를 레스토랑이나 카페 등 시설로 활용하고 가덕신공항을 이용하는 여행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공간 마련하는 안도 제시됐다.
강서구의회는 가덕도 고향동산이 지역 주민들에 대한 단순한 보상 차원을 넘어 지역민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고향동산을 지역의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부산 시민과 관광객에게 가덕도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발전과 보존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건의안이 의결됨에 따라 강서구의회는 부산시와 국토교통부에 관련 내용을 전달했다.
가덕도 고향동산 조성 촉구 건의안을 대표 발의한 강서구의회 박상준(강서 가) 의원은 “가덕도 주민들은 국가 발전을 위해 희생했지만 개발의 혜택은 주민에게 돌아가지 않아 삶의 터전을 잃은 주민들 정체성마저 상실할 위기”라며 “가덕도 고향동산 조성과 이와 연계한 관광·문화사업 개발을 통한 주민 소득 창출을 위해 예산과 인력을 확보할 것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