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채상병특검법 재의요구안 국무회의 의결
윤 대통령 조만간 거부권 행사 수순…내달 4일이 시한
한 총리 "재의요구권 행사는 대통령의 헌법상 '의무'"
정부가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 '지역화폐법'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의결했다. 정부는 30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한 총리는 "거대 야당의 입법 강행이 멈추지 않고 있다"면서 "초유의 입법 권력 남용이 계속되며 정치는 실종되고 삼권분립의 헌정 질서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 총리는 양 특검법에 대해 "정부는 이미 헌법상 권력분립 원칙 위반, 특별검사 제도의 보충성과 예외성 원칙 위반, 인권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재의 요구를 했으며 재의결 결과 모두 부결되어 폐기됐다"면서 "그런데도 야당은 위헌성이 조금도 해소되지 않은 법안들을 다시금 일방적으로 처리해 정부에 이송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역화폐법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 자치권의 근간을 훼손하고, 헌법이 부여하는 정부의 예산 편성권을 침해할 소지가 크며, 재정 여력이 충분한 지자체에 더 많은 국가 재원이 투입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재의요구권은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이기도 하지만 위헌적인 법률, 집행이 불가능한 법률, 국익에 반하는 법률, 정부에 대한 부당한 정치적 공세를 내용으로 하는 법률 등에 대해서는 재의요구권을 행사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헌법상 대통령의 '의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 특검법(윤석열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의 주가조작 사건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김 여사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8가지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았다. 채상병 특검법(순직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해 7월 채모 해병이 실종자 수색 중 숨진 사건과 관련한 수사 외압 의혹의 진상을 규명하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법안이 이송된 다음 날부터 15일 이내인 오는 4일까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이들 세 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 취임 이후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24건으로 늘어나게 된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