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서 복통 호소 50대, 병원 뺑뺑이에 골든타임 놓쳤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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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일러스트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경남 거제에서 복통을 호소하던 50대 남성이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지 못해 시간을 허비하다 숨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료 공백, 취약한 지역 의료 실태의 민낯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6일 오전 3시 28분께 거제시 연초면에 사는 50대 남성 A 씨가 복통과 구토 증세를 보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는 창원과 진주, 부산 등 병원 10곳에 이송 문의를 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그러다 거제 지역 한 병원에서 진통제라도 놔줄테니 오라는 답변을 받았다. 구급대는 곧장 이 병원으로 향했고 검사 결과, 급성 복막염 진단이 나왔다.

당장 수술이 필요한 위급 상황. 그러나 의료진이 부족해 수술은 어렵다고 했다.

병원 측이 수술 가능한 병원을 찾아 수차례 전화를 돌렸지만 허사였다.

돌아오는 답변은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 “지금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는 말뿐이었다.

그 사이 A 씨 상태는 급격히 악화됐다. 그러다 부산 소재 한 병원에서 수술 허가가 떨어졌고, A 씨는 오전 10시 30분이 돼서야 수술을 받았다.

복통을 호소한지 14시간, 119에 신고한지 7시간 만이었다.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마쳤는데, 다른 장기들이 성치 않았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A 씨는 호흡기를 달고 지내다 이틀 뒤 결국 심정지로 사망 판정을 받았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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