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전 세계 바다 30% 보호, 83년 뒤에야 달성”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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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해양 8.4%만 보호 중
1900년 이후 해수면 21cm↑
“글로벌 해양조약 비준 힘써야”

에콰도르 갈라파고스의 이사벨라섬 근처에서 발견된 푸른바다거북. 그린피스 제공 에콰도르 갈라파고스의 이사벨라섬 근처에서 발견된 푸른바다거북. 그린피스 제공

국제사회가 ‘2030년까지 전 세계 바다의 30%를 보호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 진전 속도로는 2107년에나 달성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국제 환경단체는 한국을 포함한 각국 정부가 글로벌 해양조약 비준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바다의 30%를 보호하려면 앞으로 6년 동안 매년 한국 면적의 130배(약 1300만㎡)에 달하는 해양 보호구역을 지정해야 한다”면서 “현재 속도대로라면 83년 뒤인 2107년에야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린피스는 지난 21일 콜롬비아 칼리에서 열린 제16차 유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OP)에서 ‘약속에서 실천으로: 글로벌 해양조약을 통한 30x30 목표 달성’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은 내용을 밝혔다.

COP는 약 200개국 정부 관계자들이 모여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국제 행동 계획을 수립하는 회의다. 앞서 2022년 제15회 회의에서는 ‘2030년까지 전 세계 바다의 30%를 보호한다'는 뜻의 ‘30x30 목표'가 채택됐다.

아울러 그린피스는 오늘날 전 세계 해양의 8.4%만 해양 보호구역으로 보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중 완전히 보호되고 있는 구역은 전 세계 해양의 2.7%에 불과하며 공해 지역에서는 이 비율이 0.9%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린피스 메간 랜들스 정책 전문위원은 “각국 정부가 글로벌 해양조약을 비준하고 이를 실행하는 것만이 30x30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기후변화가 해양에 미치는 영향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그린피스가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1900년 이후 해수면이 21cm 상승했으며, 극지방과 산악 지역의 빙하가 녹아 2100년까지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또 올 7월 기준 전 세계 산호의 73%가 수온의 급격한 상승이나 오염 등으로 백화 현상을 겪고 있으며, 앞으로 극단적인 해수면 상승이 20~30배 빈번하게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린피스는 해수면 상승으로 약 10억 명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국내 연안 역시 고수온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수산물 생산량이 줄어들고 수산물 가격이 급등하는, 이른바 ‘피시플레이션(fishflation)’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린피스는 30x30 목표 달성을 위해 글로벌 해양조약 비준이 필요하며 한국 또한 힘을 보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조약이 발효되려면 최소 60개국의 비준이 필요하지만 현재까지 비준한 국가는 13개국에 불과하다. 그린피스 김연하 해양 캠페이너는 “글로벌 해양조약이 비준을 통해 발효돼야 해양 보호구역을 확대하기 위한 실행 작업에 돌입할 수 있다”면서 “내년 ‘아워오션콘퍼런스'를 개최하는 한국 또한 글로벌 해양조약 비준에 속도를 내고 공해 보호를 위한 국제 협력을 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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