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부산시의회 복지환경위원회 윤태한 위원장 “다자녀 가정 실질적 지원 늘려야”
자원 봉사 계기 복지사 자격증 취득
“다자녀 가정 실질적인 지원 필요”
부산시의회 후반기 복지환경위원회를 이끌게 된 윤태한(국민의힘·사상1) 위원장은 ‘복지 만학도’다. 윤 위원장은 “‘좋은 일 해봐야지’하고 자원봉사를 시작했다가 결국 사회복지사 자격증까지 따게 됐다”고 말했다.
1998년 청소년지도자협의회장을 맡아 봉사에 첫 발을 디딘 게 윤 위원장에게는 인생의 행로를 바꾼 계기가 됐다. 그는 공인 자격증만 10개 넘게 보유한 전자제품 수리의 달인이다. 사상구 일대에서 20년이 넘게 재능 기부를 해오다 선출직 시의원이 된 것.
윤 위원장은 왕년에 차량을 두 대 갖고 있었다고 했다. 한창 봉사활동을 다니던 시절 개인 용무에 쓰는 차량 외에도 에어컨 부품으로 가득 찬 차량이 한 대 더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는 “마을 어르신들이 ‘에어컨 좀 고쳐 달라’고 전화를 하시면 그럼 부품 실어놓은 차를 몰고 가서 얼른 고쳐 드리곤 했다”며 웃었다.
축구를 좋아했던 윤 위원장은 봉사활동 초기에는 장애인 시설에 운동을 가르치러 자주 다니다 복지 공부를 하게 됐다. 그는 “북구 화명동 평화의집에도 3년 정도 봉사활동을 다녔는데, 갈 때마다 직원들이 ‘복지사세요?’라고 물어봤다”면서 “대체 그 복지사가 뭔지 알아보다 결국 12년 전에 자격증을 따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제는 초빙교수 자격으로 강의도 나가게 된 윤 위원장은 만학도의 자세를 놓치 않는다. 무작위식으로 몸으로 때우는 봉사 대신 자선행사 기획도 해보면서 책으로 배웠던 걸 현장에서 접목해 보는 식이다. 그는 “공부한 걸 현실에 적용해 보면 그게 그렇게 짜릿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19대 시의회에 입성한 윤 위원장은 이제 후반기 복지환경위의 수장이 됐다. 자원봉사자로 시작해 부산시의 복지정책 전반에 대한 심의까지 맡아보게 된 셈이다. 그는 “사회복지 전공자로서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윤 위원장은 후반기 복지환경위원회가 다양한 연령층의 시의원으로 구성된 부분이 시민에게는 더욱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30대 의원부터 70대 의원까지 8명이 자리를 잡고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복지 정책을 이야기한다”면서 “처음 회의를 주재할 때는 난감하다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몇 번 회의를 마치고 보니 이게 장점”이라고 짚었다.
윤 위원장은 지난 전반기 가장 보람 있었던 사업으로 장애인 복지관 무상 급식을 꼽는다. 사설 후원금으로 연명하던 장애인 복지관 무상 급식을 부산시와 지자체 예산으로 제공할 수 있게 정책을 바꿨다. 복지당국과의 1년 승강이 끝에 올해부터 예산이 투입되어 고정 예산이 투입된다.
윤 위원장은 “예산으로 장애인 급식을 내놓으니 반찬 가짓수도 달라지고 자원봉사자들이 이제는 음식을 해올 필요없이 배식에만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면서 “당장 급식의 질이 나아지니 현장에 계신 복지사들 얼굴 표정부터 달라지더라”라고 전했다.
후반기 들어 윤 위원장는 부산시 다자녀 가정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목표로 세웠다. 부산의 저출산 기조를 돌려세우기 위해 보다 현실적인 지원을 내놔야 한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이미 그는 1년 전부터 2자녀 이상의 다자녀 가정을 ‘대자녀’라는 타이틀로 묶고 추가 지원을 하는 조례를 준비하기도 했다. 윤 위원장은 “부산시와 법리해석을 거쳐 2자녀 이상의 가정을 ‘초다자녀’로 인정하고 자녀 4인 이상의 가정에는 내년부터 50만 원을 치원하는 등 연간 103억 원 수준의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