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예술인 의기투합… 창작 오페라 ‘페스트’ 초연 주목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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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연대하는 인간 그려내
31일·내달 1일 부산문화회관
김지용·백현주·전진 다시 뭉쳐
주역에 바리톤 김종표 캐스팅

창작 오페라 ‘페스트’ 연습 장면. 루체테음악극연구소 제공 창작 오페라 ‘페스트’ 연습 장면. 루체테음악극연구소 제공
오페라 '페스트'에서 주역을 맡은 바리톤 김종표. 루체테음악극연구소 제공 오페라 '페스트'에서 주역을 맡은 바리톤 김종표. 루체테음악극연구소 제공
창작 오페라 ‘페스트’ 연습 장면. 루체테음악극연구소 제공 창작 오페라 ‘페스트’ 연습 장면. 루체테음악극연구소 제공

알베르 카뮈의 소설 ‘페스트’와 희곡 ‘계엄령’이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 오페라 ‘페스트’가 부산에서 초연된다. 1957년 43세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카뮈의 소설 ‘페스트’는 지금까지 오페라로 창작된 적이 없다. 루체테음악극연구소는 오는 31일과 11월 1일 부산문화회관 중극장에서 오페라 시리즈 중 네 번째 작품인 창작 오페라 ‘페스트’를 선보인다고 밝혔다.

작품은 도시에 흑사병이 돌기 시작하고 외부와의 소통이 단절되면서 야기되는 혼란과 공포, 사람들의 대응 방식을 보여준다. 그렇다고 전염병에 대한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모든 위기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대항해야 하는 것인지, 어떻게 우리는 희망을 잃지 않을 수 있는지 함께 생각하고자 만든 작품이다. 즉, 인간성의 위기에 대항해 연대하는 인간의 이야기이다. 오페라 대본은 카뮈의 두 작품에 바탕을 두고 새롭게 창작했다.

이미 여러 작품을 통해서 입증된 제작진의 환상적 조합이 기대된다. 부산시립극단 예술감독인 김지용이 대본과 연출을, 루체테음악극연구소 대표인 작곡가 백현주가 작곡·편곡과 예술감독을, 나주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 전진 지휘자가 지휘와 음악감독을 맡는다.

김지용·백현주 콤비는 2013~2014년 해운대문화회관이 제작한 오페라 ‘해운대-장산국 이야기’ ‘해운대-불멸의 사랑’ 등에서 호흡을 맞춰 전회 매진을 기록하며 창작 오페라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후 백 작곡가는 (사)조선오페라단이 2015년 초연한 오페라 ‘선비’ 작곡을 맡는데, 이 작품은 제1회 대한민국창작오페라페스티벌 최우수작품에 선정됐다. 또 김지용·백현주·전진 세 사람은 2020년 부산 출신 독립운동가이자 음악가인 한형석 선생님의 이야기를 그린 창작 오페라 ‘그 이름 먼구름’에서 의기투합해 그 다음 해 재연까지 성사시켰다. 이 외에도 부산시립극단 제77회 정기 공연 ‘음악극 나혜석’(2024), 부산시립예술단 연합 공연 ‘크리스마스 캐럴’(2021~2023)에서도 김지용·백현주는 연출과 작곡으로 함께했다.

창작 오페라 ‘페스트’ 연습 장면. 루체테음악극연구소 제공 창작 오페라 ‘페스트’ 연습 장면. 루체테음악극연구소 제공

이번 작품에 출연하는 성악가들 면면도 화려하다. 주·조역에는 부산에서 활동하는 7명의 성악가를 캐스팅했다. 주역으로는 의사 역에 바리톤 김종표가 나선다. 경성대 예술대 음악학과와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오페라과 전문사를 졸업한 김종표는 현재 오페라 전문가수로 활동 중이다. 지난달 막을 내린 ‘2024 부산오페라시즌’에서 김종표는 도니체티 오페라 ‘사랑의 묘약’의 벨코레로 활약했다.

주역급 조역에는 신부 역의 바리톤 이태영과 시장 역의 바리톤 최모세가 이름을 올렸다. 또 장군의 비서관에 소프라노 구민영, 사업가 역에 바리톤 박찬, 기자 역의 테너 하태선, 시장의 딸 역에 소프라노 왕기헌이 각각 출연한다. 반주는 29명으로 구성될 유나이티드 코리안 오케스트라(유코)가, 합창은 19명의 루체테 오페라 앙상블이 맡는다.

백 작곡가는 “창작 오페라가 얼마나 활발하게 제작이 되고 유통이 되고 있는지는 오페라하우스를 짓고 있는 부산의 문화적 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면서 “루체테음악극연구소는 양질의 공연 콘텐츠가 축적되고, 더불어 부산의 문화예술 생태계가 더욱 활기를 띨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창작 오페라 ‘페스트’ 포스터. 창작 오페라 ‘페스트’ 포스터.

한편 이 작품은 부산문화재단의 2024 부산문화예술지원사업 올해의 포커스온에 선정됐다. 또 이번 오페라 공연에 앞서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11월 1일 오후 2시와 6시 30분에 30분간 알베르 카뮈와 오페라 ‘페스트’를 미리 만나보는 해설 시간을 마련한다. 해설은 이지훈 필로아트랩 대표가 맡는다. ▶31일 오후 7시 30분, 11월 1일 오후 2시(단체 관람, 오페라 해설 후 공연 시작)·7시 30분 부산문화회관 중극장. 관람 시간 80분(인터미션 없음). 입장료 R석 7만 원, S석 5만 원, A석 3만 원. 문의 051-513-1009.


김은영 기자 key66@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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