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식 넙치 기생충병, AI가 잡아낸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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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과원, 임상진단시스템 '미리봄' 개발
AI 활용해 넙치 기생충병 신속 진단

지난 5일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넙치 기생충병을 신속히 진단하는 임상진단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수과원 제공 지난 5일 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넙치 기생충병을 신속히 진단하는 임상진단시스템을 시연하고 있다. 수과원 제공

양식 넙치의 기생충병을 신속히 진단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국내에 도입된다. 내년 시범 운영을 거쳐 활성화되면 국내 양식 어종 중 가장 많이 생산되는 넙치의 생산성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립수산과학원(이하 수과원)은 AI를 활용해 양식 넙치의 주요 기생충병을 신속히 진단할 수 있는 임상진단시스템 ‘미리봄’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수과원은 지난 5일 제주어류양식수협에서 시연회를 열고, 현장 관계자들에게 시스템의 작동 원리와 활용 가능성을 설명했다.

넙치는 국내 양식 어종 중 가장 많이 생산된다. 하지만 폐사 원인 중 절반이 기생충병임에도, 감염 초기에는 맨눈으로 감지하기 어려워 어민들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했다. 이에 수과원은 2년간 연구 끝에 AI를 활용한 질병 진단 시스템을 개발했다.

‘미리봄’은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질병 여부를 판단한다. AI 딥러닝 모델을 적용해 스쿠티카병은 96%, 여윔증은 90%의 정확도로 진단한다. 스쿠티카병은 넙치의 체조직과 지느러미를 손상시키는 기생충 질환이며, 여윔증은 체내 기생충 감염으로 영양 상태가 악화되어 발생하는 질병이다. 이를 통해 어민들은 초기 감염을 빠르게 발견할 수 있다고 수과원은 설명했다.

이날 시연회에는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과 양식수협 질병 담당자, 수산질병관리원 등 다양한 관계자들이 참여해 시스템의 정확성을 검증하고 개선 의견을 나눴다. 내년부터는 수산생물 질병정보 플랫폼인 ‘스마트피쉬닥터’에 ‘미리봄’이 탑재돼 시범 운영된다. 향후 공공 서비스로 확대해 어민들이 넙치 양식에 안정적으로 전념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수과원 이정용 양식산업연구부장은 “질병 피해가 큰 기생충병부터 차례대로 진단 항목을 확대할 것”이라며 “AI는 초기에 신속한 진단을 돕는 도구로서 역할을 한다. 이후에는 전문 수산질병관리원의 처방과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상배 기자 sang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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