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게시판 폭주 재판관엔 연하장
압박 메시지 발신 움직임
8년 전과 비슷한 모양새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자 시민들이 헌법재판소로 몰려가고 있다. 헌재 홈페이지 게시판은 한때 접속이 어려울 정도로 탄핵 찬반 게시 글로 도배되고 있고, SNS에는 헌재 재판관에게 국민의 뜻을 전달하는 ‘연하장 보내기 운동’을 시작하자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16일 헌재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는 탄핵과 관련한 글이 이날 오전에만 1만 3000개 이상 올라왔다. 평소 하루 1~3개의 게시물이 올라오던 곳이 접속 마비에 이를 정도로 탄핵을 주제로 한 ‘성토의 장’으로 변했다. 이날 오전 헌재 홈페이지는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버퍼링이 걸려 전반적인 접속이 원활하지 않을 정도였다.
게시 글 내용을 살펴보면 주로 탄핵 찬반을 밝히는 글이 대부분이었다. 탄핵에 찬성한다고 밝힌 박 모 씨는 “탄핵 결정을 통해 잃어버린 삼권분립의 균형을 되찾고 이후 민사상·형사상의 책임도 빠짐없이 질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밝혔다. 반대 의견도 있었다. 원 모 씨는 “계엄은 정당하다. 헌법에 나와 있는 통치행위이고 내란을 일으킨 건 국정을 마비시킨 민주당”이라며 “헌재가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고 썼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가결을 바라는 국민이 국회의원을 향해 ‘문자 폭탄’을 보내 뜻을 전했던 것처럼, 헌재 재판관을 향해 연하장을 보내자는 움직임도 번지고 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때 헌재 재판관들에게 그해 연말까지 약 1400통의 연하장이 쏟아졌다.
SNS에는 연하장을 살 수 있는 링크와 편지를 작성해 발송해 주는 앱 정보까지 각종 ‘꿀팁’이 공유되고 있다. 연하장 외에도 공식적으로 헌재에 의견을 전달할 수 있는 국민참여 의견서 작성법까지 목소리를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올라왔다.
일부 시민단체는 헌재 앞에서 탄핵을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계획하고 있다. 촛불행동은 이날부터 탄핵심판이 마무리될 때까지 매일 오후 7시 헌재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연다고 밝혔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