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 결국 김해 품에 안긴다
홍태용 김해시장, 기자회견서 공식화
“연속유산 효율·안정적 관리 가능해져”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1년 2개월만
지자체 간 유치 경쟁에 위치 선정 지연
전 김해교육지원청 자리에 조성 가능성
경남 김해시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 유치에 성공했다. 지자체 간 치열한 유치 경쟁(부산일보 8월 12일 자 12면 보도)에 1년이 넘도록 표류하다 최근 종지부를 찍었다. 이번 일로 경남과 경북, 전남지역 7곳에 걸쳐있는 가야고분군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홍태용 김해시장은 26일 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 김해 설립을 공식화했다. 앞서 지난 16일 국가유산청이 설립 위치를 확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해 9월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후 1년 2개월 만이다.
홍 시장은 “가야고분군은 연속유산인 만큼 각 유산 보존과 전체의 일관성 있는 관리가 필요하다. 효율·안정적인 관리를 위해 김해시는 그동안 지역 유치를 희망해 왔다”며 “다른 지자체들과의 소통과 협력을 통해 가야고분군의 발전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기구 설립이 지연된 배경에는 가야고분군을 보유한 기초지자체들의 치열한 유치 경쟁이 있었다. 특히 김해시와 고령군의 열망이 강했다. 앞서 지난 7월 관련 지자체들이 의뢰한 연구용역에서 김해가 최적지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고령군은 지표 선정이 잘못됐다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국가유산청도 중재보다는 지자체 간 협의를 강조해 통합관리기구 설립이 속도를 내지 못했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통합관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위치 선정이 늦어지면 지자체 간 갈등의 골만 깊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지난 9월과 11일 두 차례 열린 지자체 간 회의에서 적극 중재에 나섰고, 최근 고령군이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사업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가야고분군은 경남 김해시·함안군·창녕군·고성군·합천군과 경북 고령군, 전북 남원시 등 3개 광역·7개 기초지자체에 흩어져 있다. 1~6세기에 걸쳐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금관가야, 대가야, 아라가야, 소가야, 비화가야, 성산가야 등의 비밀을 품은 귀중한 연속유산이다.
연속유산의 경우 통합관리 체계를 마련하도록 유네스코 세계유산 협약이행을 위한 운영 지침에 명시돼 있다. 7개의 개별유산으로 구성된 가야고분군도 통합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는 10개 지자체 공동의 재단법인 형태로 설립될 전망이다. 사업 예정지로는 2곳이 거론된다. 국가유산청은 대성동고분군 인근의 김해교육지원청 전 부지를 권했고, 김해시는 관동동의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에 설립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지자체가 통합관리기구를 공동 운영하면 기구 규모와 조직, 재원 등에 대한 지자체 간 협의가 매우 중요해진다. 김해시 관계자는 “26일 경남연구원에서 가야고분군 통합보존활용추진위원회가 열렸다”며 “내년도 예산편성 심의·의결, 기구 설립 방안에 대한 논의 등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김해시는 이번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 유치로 가야사 연구와 조명에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현재 김해에는 가야사 특화 박물관인 국립김해박물관과 대성동고분박물관,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가 운영되고 있다. 향후 디지털가야역사문화공원도 조성할 계획이다.
이경민 기자 mi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