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여행 필수품 트래블카드, 치열한 혜택 경쟁
하나금융 '트래블로그' 대표 상품
가입자 700만 명, 1년새 배 늘어
금융권의 ‘여행카드(트래블카드)’가 올 한 해 동안 급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지주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해당 상품을 챙기는 등 금융사들 간의 경쟁도 날로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무료 환전으로 고객의 불편함을 줄이고 해외결제수수료 면제 등 혜택을 대폭 높인 것이 인기의 비결로 분석된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의 해외여행 서비스 ‘트래블로그’ 가입자는 지난해 말 300만 명에서 1년여 만에 700만 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났다.
트래블로그는 24시간 365일 모바일 환전으로 현금 없는 여행을 가능하게 하는 하나금융의 해외여행 서비스다. △환율우대100%(무료환전) △해외이용 수수료 면제 △해외ATM 인출 수수료 면제 △전 세계 58종 통화의 무료환전을 제공한다. 가입자는 물론 환전액도 급증했다. 지난해 말 환전액 1조 원을 돌파한 이후 약 1년 만에 세 배인 3조 원을 넘어섰다.
트래블로그를 사용한 손님들이 아낀 금액은 총 17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트래블로그는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각별히 신경 쓰는 금융상품이기도 하다. 지난 24일 함 회장은 트래블로그 가입자 700만 명 돌파를 기념하는 행사에 참석하기도 했다.
토스뱅크가 1월 출시한 ‘토스뱅크 외화통장’도 흥행몰이 중이다. 해당 상품은 출시 334일만인 지난 18일 이용고객 200만 명을 돌파했는데 이는 1분에 4명씩 가입한 셈이다. 토스뱅크 외화통장은 외화를 살 때뿐만 아니라 팔 때도 100% 환율우대를 제공하며 외화통장과 연결된 체크카드로 해외에서 수수료 없이 결제할 수 있다.
신한은행의 ‘신한 쏠트래블’ 체크카드는 지난달 150만 장을 돌파했다. 환율 우대와 결제 수수료 면제는 물론 공항라운지 무료 이용 혜택을 제공해 여행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KB금융지주도 KB국민 ‘트래블러스’ 체크카드를 내놓았다. 우리카드도 ‘위비트래블’ 체크카드를 지난 6월 출시했고, 농협금융은 해외 결제 특화카드인 ‘NH트래블리체크카드’를 선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트래블카드는 대표적인 역마진 상품이지만 고객을 붙잡는 이른바 ‘락인 효과’가 크다”며 “내년에도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한 금융사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