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뱀'에 빠진 유통가… 주류·식음료 곳곳서 '띠 마케팅' 똬리
양조업계, 십이간지 활용한 판촉
조니워커 '블루 뱀띠'·화요 '청사'
금은메달 세트·골드바·머그컵도
오는 3월 자녀 출산을 앞두고 있는 홍 모(33) 씨는 아이가 태어나는 ‘푸른 뱀의 해’를 맞아 뱀이 그려진 위스키를 구입했다. 홍 씨는 “지난해 푸른 용의 해에 태어난 조카에게도 용이 그려진 한정판 위스키를 선물했다”면서 “아이가 태어나면 이번에 구입한 위스키에 발도장을 찍어 보관했다가 20년 뒤 아이가 성인이 됐을 때 함께 마시고 싶은 로망이 있다”고 전했다.
최근 결혼기념일이나 자녀 출생 등 특별한 연도를 기념하기 위해 물품을 수집하고 선물하는 트렌드가 생겨나면서 유통업계에도 ‘띠 마케팅’ 붐이 일고 있다. 푸른 뱀의 해인 올해도 뱀과 관련한 골드바, 주류, 컵 등을 출시하는 등 띠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특히 주류업계는 십이간지를 활용한 마케팅에 힘을 쏟고 있다. 한정판 마케팅을 진행하기에 상대적으로 용이할 뿐더러, 오랜기간 보관 가능하다는 점에서 수집욕구를 자극하기 때문이다.
디아지오코리아의 스카치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는 을사년을 맞아 ‘조니워커 블루 뱀띠 에디션’을 한정 출시했다. 이번 에디션은 비주얼 아티스트 제임스 진과 협업해 탄생했으며, 지혜, 지성, 직관을 상징하는 세 마리 뱀이 만개한 꽃에 둘러 싸여 허물을 벗고 새로운 시작을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담았다. 이번 한정판 에디션을 구매하는 고객에게는 2025년을 기념하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도록 스탬프와 아크릴 액자로 구성된 ‘셀프 스탬프 세트’도 함께 제공한다.
국내 주류 브랜드 중에는 화요가 일러스트 작가 박연과 협업해 뱀과 꽃이 어우러진 ‘화요53 청사 에디션’을 선보였다. 화요53은 화요 제품 중 가장 높은 도수인 53도의 프리미엄 제품으로, 이전부터 용을 제품의 상징으로 사용해 왔다. 이번에는 뱀의 해를 맞아 특별히 한정판으로 판매된다.
아영FBC의 국민 와인 디아블로도 ‘청사 에디션’을 출시했다. 병 디자인은 궁궐 단청 문양을 배경으로 도깨비의 얼굴과 푸른 뱀이 조화를 이룬다. 이번 청사에디션은 2021년 한국에서만 만들어진 전용 스페셜 에디션 ‘도깨비 에디션’과 지난해 청룡의 해를 기념해 출시한 ‘청룡 에디션’에 이어 세 번째다.
주류 외에도 뱀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상품이 출시됐다. GS25는 푸른뱀을 담아낸 금은메달 세트와 골드바 4종을 올해 설 선물세트로 선보인다. GS25에서는 주류 청사 에디션도 구입 가능하다.
식음료 업계도 띠 마케팅에 동참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해리포터 속 호그와트 마법학교에서 뱀을 상징으로 하는 슬리데린 기숙사를 활용한 상품을 출시했다. 슬리데린 머그컵과 슬리데린 기숙사의 마스코트 초록 뱀을 형상화한 음료 ‘슬리데린 플럼 그린 티’도 개발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특별한 순간을 기념하기 위해 띠 관련 물건을 구입하는 추세가 늘었다”고 전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