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부정” “뜬금없다”…여, 이재명 ‘우클릭’에 십자포화
권영세 “갑자기 친기업·친미·친일…반도체특별법부터 처리해야”
권성동 “어제는 ‘셰셰’, 오늘은 ‘아리가또’ 조변석개식 외교 기만”
‘조기 대선’ 관건인 중도층 확장 시도에 ‘진정성’ 제기하며 경계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근 경제·안보 관련 ‘우클릭’ 행보와 관련, “자기 부정” “행동은 정반대”라며 집중공세를 퍼부었다. 이 대표가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정책적 유연함으로 중도 확장을 시도하는 데 대해 ‘진정성’ 문제를 제기하며 방어에 나선 것이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가 최근 갑작스레 성장과 친기업을 내세워 ‘우클릭’한다”며 “‘조변석개’가 이 대표의 주특기라지만,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니 민주당 지지자들조차 혼란스러워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대표의 말 바꾸기가 진심이라면 2월 국회에서 반도체 특별법과 ‘첨단에너지 3법’부터 최우선 처리하고, 국정협의회에 참여해 산적한 민생 법안도 통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 대표가 외신 인터뷰에서 한미일 협력에 이의가 없다고 한 것을 거론, “왜 대통령 1차 탄핵소추안에서 가치 외교를 탄핵 사유로 적시하고, 2022년 한미일 합동 군사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주장했느냐”며 “이제 극단적 친일 행위자로 전향했나”라고 따졌다. 그는 “이 대표의 친미·친일 발언은 오늘의 이재명이 어제의 이재명에게 손가락질하는 자기 부정과 다름없다”며 “정치적 이익을 위해 잠깐 한미일 협력을 지지하는 척해봤자 본심은 다르다는 걸 모르겠나. 어제는 ‘셰셰’하고 오늘은 ‘아리가또’ 하는 조변석개식 외교는 기만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권 원내대표 역시 반도체 특별법의 시급한 처리를 강조하면서 “그래야 이 대표의 진정성이 어느 정도 인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AI 예산을 추경에 담아야 한다’는 이 대표 발언과 관련, “이 대표가 말한 AI 개발 지원 예산 증액은 이미 작년 예산안 심사 당시 국민의힘이 주장한 내용”이라며 “증액을 거부하고 예산안을 강행 처리한 것이 민주당이었다”고 비판했고, 임이자 비대위원은 “이 대표가 실용주의 행보에 진심이라면 기업 경쟁력 강화 지원에 발 벗고 나서야 한다”며 “불법 파업을 조장하는 ‘노란봉투법’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이날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관세 폭격’과 관련, “생각보다 빠른 속도로 글로벌 통상 전쟁이 시작됐다”며 초당적 대처를 위한 국회 통상특별위원회 구성을 제안했지만, 국민의힘은 “아무 협의 없이 계속 (제안을)던지면서 초당적 협의를 요구하는 게 뜬금없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대식 수석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그동안 행보를 보면 오른쪽 깜빡이를 켜놓고 왼쪽으로 가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며 “이 대표가 국가와 국민을 생각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고, 그렇게 하면 우리가 믿겠다”고 말했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