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자급률 192% 부산, AI 메카로 충분" [바다 인(人)스타]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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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부일 해양CEO아카데미 13강
트럼프 등 지정학적 위험 분석
기후변화, 지구적 위기 몰고와
미래형 산업의 인재 교육 강조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해양CEO아카데미에서 당면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지구적 위기 등을 분석했다. 부산일보DB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해양CEO아카데미에서 당면한 지정학적 리스크와 지구적 위기 등을 분석했다. 부산일보DB

“AI(인공지능) 시대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높은 전력 자급률의 부산은 데이터센터와 AI 연계 산업을 육성하는 데 매우 유리합니다. 이런 산업을 유치한다면 부산의 미래가 밝겠죠.”

지난 5일 부산 롯데호텔에서 열린 해양CEO아카데미 13번째 강의에서 최재철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은 ‘복합 위기와 불확실성의 시대’라는 주제로 국내외 안팎의 생존과 경제 위험 요소들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프랑스 대사 등을 역임하며 긴 세월 외교 현장을 누빈 경험을 바탕으로, 지정학적 위험과 글로벌 위기를 설명한 뒤 문제 해결을 위해선 “교육과 혁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이 보는 지정학적 위험을 크게 3개로 나누었다. ‘트럼프 제2기 출범’은 국제 정치와 경제에 불확실성을 확연히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국가 간 대립’도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 곳곳이 지뢰밭이다. 최 이사는 “중국과 대만 사이에 문제가 생기거나, 일본이 북상 4개 섬을 회복하겠다고 하면 동북아는 어떻게 되겠냐”며 “올해 국가 간 무역 분쟁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국가 간 대립 상황이) 매우 심각해질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불안한 국제 정세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심화시키며 위기를 더욱 키워나간다. 한때 글로벌 가치 사슬이 주목을 받았다. 최 이사는 “아이폰을 만들 때도, 한 나라가 디자인을 맡고, 다른 나라가 부품을 만들고, 어떤 나라에서는 조립하는 식이었다”며 “(정세 불안으로) 요즘은 이런 가치 사슬 형태가 치명적인 약점이 되고 있다”고 글로벌 경제가 위태로워지는 구조를 설명했다.

권위적인 정부 출현도 잦아지고 있다. 최 이사장은 “인권, 민주주의, 시민 자유 이런 것들이 상당히 후퇴하고 있다”며 “(지난달 열린)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모든 분이 인권과 자유의 후퇴를 아주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지정학적 위험을 넘어, 지구 차원의 3대 위기에 대해서도 설명을 이어갔다. 기후변화, 플라스틱 중심의 오염 문제, 생물다양성 손실은 당장의 일상에선 느끼기 어렵지만 UN 등이 주력하고 있는 매우 시급한 문제이다.

특히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플라스틱 국제회의가 성과 없이 끝난 것에 큰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 이사장은 “협상이 마무리되거나 결과가 나와야 협약 앞에 부산이라는 이름이 붙는데 그게 없었다”며 “외교부에서 부산 컨벤션이라는 이름을 붙이려고 열심히 뛰었는데 의견이 너무 첨예하게 대립해 결과를 못 냈다”고 말했다.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보면, 온실가스를 줄이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분야에 미래가 있다. 최 이사장은 부산도 재생에너지와 관련 산업을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은 “우리나라 유일의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시장이 2015년 부산에 들어섰다. 이것을 계기로 부산에 배출권 거래 인프라가 생기기를 바랐다”며 “하지만 이후 관련된 모든 행사와 회의는 서울에서 다 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 먹거리 산업에 지역이 더 적극적으로 눈을 떠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부산은 AI 시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192%의 높은 전력 자급률은 전력 소모가 많은 AI 연계 산업을 육성하는 데 매우 유리한 조건이기 때문이다. 최 이사장은 “결국 교육과 혁신을 통한 인프라 구축이 제일 중요하다”며 “기후나 해양에 관심 많은 청년에게 교육의 기회를 많이 주다 보면 예상치 못한 파급 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백상 기자 k10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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