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물총 든 어설픈 강도에 “아무 일 없었으니 무죄?”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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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기장군 은행 털려다 검거
30대 생활고 범행 안타까운 반응

지난 10일 부산 기장군 한 은행에서 괴한이 강도 행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부산 기장군 한 은행에서 괴한이 강도 행각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0일 장난감 물총으로 부산 기장군 한 은행을 털려다 검거된 30대가 생활고를 겪다 아들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면서 범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허술한 강도 행각 전후 과정이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부산 기장경찰서는 ‘장난감 물총 강도 사건’ 피의자 A 씨가 공과금을 내지 못해 살던 오피스텔에서 쫓겨나는 등 생활고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자영업에 실패하고, 취직에도 재차 실패해 5년간 무직 상태였다. 이혼 후 혼자 살던 오피스텔 공과금을 내기 어려워 쫓겨나기도 했다.

A 씨가 범행에 쓴 공룡 모양의 장난감 물총은 8세 아들의 장난감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들이 필요한 게 많고 생활이 계속 어려워지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범행도 엉성했다. 처음에 시민과 직원을 모두 내보낸 A 씨는 현금 위치를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곧 다시 불러들여 무릎을 꿇리고, 캐리어에 5만 원권 지폐를 가득 담을 것을 요구했다. A 씨가 한눈을 판 사이, 은행에 있던 시민 박천규(53) 씨가 A 씨의 총을 잡아 채고 그를 제압했고, 다른 직원들도 합류하면서 강도 행각은 약 2분 만에 끝났다. 박 씨는 특공대 출신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허술한 강도 행각이 알려지자 온라인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2분짜리 은행 강도가 어디 있냐” “다친 인원도 없고 아무 일 없었으니 무죄”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법원은 이날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변은샘 기자 iamsa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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