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초 만에 시속 100km" 전기차로 즐기는 슈퍼카 속도감
RS e-트론 GT 타 보니
'R8' 대체 차종으로 출시된 모델
납작한 겉모습에 레이싱카 연상
고속·좌우회전 흔들림 없는 주행
아우디의 ‘RS e-트론 GT’는 브랜드 최초의 전기차 RS 모델이자 최상위 고성능 모델이다. 아우디가 5200cc급 고성능 스포츠카 ‘R8’을 단종한 뒤 대체 차종으로 내세워 주목을 받은 차다.
지난주 서울 여의도부터 경기도 여주를 오가는 왕복 약 200km 구간에서 시승을 했다. 외관을 보면 레이싱 스포츠를 지향하는 모델답게 전고 1400mm의 납작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제네시스 ‘G70’와 전고는 같고 전장과 실내공간을 가늠케하는 휠베이스(앞뒤바퀴 축간거리)는 4990mm, 2900mm로, ‘G80’의 전장(5005mm), 휠베이스(3010mm)보다 약간 짧다.
전면부 아우디 특유의 6각형 라이에이터그릴 양옆 LED 헤드램프에는 푸른 색상의 X자 디자인을 적용했다. 후면부 전체에 넓게 펼쳐진 애니메이션 라이트 스트립에는 아우디 최초로 후진등과 방향지시등 기능이 동시에 탑재돼 있다. 실내 운전석 주변은 기존 아우디 차량처럼 운전자가 직관적으로 차량을 제어할 수 있도록 계기판 등이 운전자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주행성능은 슈퍼카급이다. 두 개의 강력한 전기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598마력, 최대토크 84.7kg.m의 힘을 내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가속하는데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3.6초다. 부스트 모드를 발동하면 최고출력은 646마력으로 높아지고, 제로백은 3.3초로 줄어든다.
시속 100km 이상 고속으로 달리면서 좌우회전을 하거나 곡선 주로를 달릴 때면 하부가 약한 차들의 경우 흔들리기 마련인데 안정적이다. 93.4kWh(킬로와트시) 대용량 배터리를 품은 탓에 공차 중량이 무려 2.3t에 달하고, 넓은 타이어 폭과 낮은 차고 덕분이다.
고급차에 주로 탑재되는 어댑티브 에어서스펜션은 속도와 주행 스타일에 따라 자동으로 차체 높이를 조절해준다. 또한 모든 주행 속도에서 운전자에 방향을 안내해주는 ‘어댑티브 크루즈 어시스트’, 사각지대나 후방에서 차량이 접근하면 사이드 미러에 경고등을 점멸하는 ‘사이드 어시스트’, 접근 차량과의 충돌 가능성을 경고하는 ‘교차로 보조 시스템’, ‘서라운드 뷰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주차 보조 시스템 등이 들어있다. 다만 2억 원이 넘는 고급차임에도 내비게이션 사용성이 크게 떨어졌다.
이날 고속도로 주행이 약 70%인 시승에서 이 차량의 1kWh당 실전비는 4km를 보였다. 시승 차량의 공인 복합 전비는 1kWh당 4.4km다. 1회 충전시 336~362km를 달릴 수 있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