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계 최고 수준의 벤처 생태계 조성하겠다”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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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 설립 이래 첫 경선 선출
투자금 회수시장 활성화 ‘공약’
부산은 벤처생태계에서도 중요
지역산업 인프라와 시너지 도모

김학균 벤처캐피탈협회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VC협회장 이·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 제공 김학균 벤처캐피탈협회장이 지난달 25일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VC협회장 이·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벤처캐피탈협회 제공

“창업가를 양산하고 투자로 이들을 키워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어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벤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 김학균 신임 회장(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은 최근 부산일보와 만나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를 책임질 수 있는 솔루션의 답은 벤처캐피탈 시장에 달렸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5일 제16대 VC협회장에 취임했는데, 이는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는 평가다. 통상 운용자산(AUM) 1조 원 이상 대형 VC의 대표가 협회장을 맡아왔는데, 김 회장은 AUM 3500억 원 규모의 퀀텀벤처스코리아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다. 김 회장은 협회 설립 후 처음으로 경선을 통해 선출됐고, 나이도 50대로 젊다는 점도 이목을 끌었다. 김 회장은 “40여 일 동안 진행된 치열한 두 번의 경선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내 증시 저평가 상태 장기화로 경색된 투자금 회수시장 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내 증시의 기업 자금 조달 규모가 20여 년 전과 현재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코스닥은 정부의 노력으로 세계 유수의 기술주 시장이 됐다”면서도 “한국의 시가총액 30위 기업 중 코스닥 상장사는 단 하나에 불과한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에서 소위 혁신기업이 증시 시가총액 최상위 30위 중 16개를 차지하는 점과 극히 대조되는 대목이다.

한국 역시 기술주 시장이 중요한 만큼 서둘러 선진 벤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김 회장 생각이다. 김 회장은 “코스닥 펀드 조성을 정부에 건의하는 등 유동성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회의 새로운 목표도 세계 최고 수준의 벤처생태계 조성으로 하겠다고 했다. 또 협회 차원의 지원도 약속했다. 김 회장은 “중요한 것은 비바람이 불 때도 버티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펀더멘탈(기초체력)”이라며 “위기를 인식하고 제대로 된 솔루션을 신속하게 만들어 대처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투자 활성화를 위해 부산에서의 중요 역할도 자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회장은 “부산은 한국경제뿐만 아니라 벤처생태계에서 아주 중요하다”며 “우수한 지역 산업 인프라가 벤처생태계와 시너지를 만들 수 있도록 협회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장 취임 후 첫 과제로 여겨지는 중기부의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 주관기관 선정에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일정에 차질 없이 창업진흥원과 협의해 준비할 것”이라며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및 연계를 통한 기업 지원 △우수 창업기업 후속투자 연계 △인수합병 시장 참여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예비창업자 육성 프로그램 활성화도 약속했다. 김 회장은 “한국 최고의 엘리트 창업가 양성 프로그램으로 만들 것”이라며 “올해 안에 시범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전임 회장이 추진한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 허용도 임기 내에 결실을 보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퇴직연금의 더 높은 수익을 위해 벤처펀드의 출자 허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모험자본이지만 포트폴리오 투자인 만큼 위험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2000년 LG벤처투자(현 LB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하며 벤처투자 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IDG벤처스코리아, 인터베스트, 한화인베스트먼트, 센트럴투자파트너스 등을 거쳐 2017년부터 퀀텀벤처스코리아를 설립해 대표직을 맡고 있는 25년 이상의 베테랑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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