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계 최고 수준의 벤처 생태계 조성하겠다” 김학균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협회 설립 이래 첫 경선 선출
투자금 회수시장 활성화 ‘공약’
부산은 벤처생태계에서도 중요
지역산업 인프라와 시너지 도모
“창업가를 양산하고 투자로 이들을 키워 글로벌 기업으로 만들어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벤처 생태계를 만들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습니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VC협회) 김학균 신임 회장(퀀텀벤처스코리아 대표)은 최근 부산일보와 만나 “대한민국의 미래 경제를 책임질 수 있는 솔루션의 답은 벤처캐피탈 시장에 달렸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25일 제16대 VC협회장에 취임했는데, 이는 업계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는 평가다. 통상 운용자산(AUM) 1조 원 이상 대형 VC의 대표가 협회장을 맡아왔는데, 김 회장은 AUM 3500억 원 규모의 퀀텀벤처스코리아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다. 김 회장은 협회 설립 후 처음으로 경선을 통해 선출됐고, 나이도 50대로 젊다는 점도 이목을 끌었다. 김 회장은 “40여 일 동안 진행된 치열한 두 번의 경선 과정을 거쳤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내 증시 저평가 상태 장기화로 경색된 투자금 회수시장 활성화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국내 증시의 기업 자금 조달 규모가 20여 년 전과 현재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코스닥은 정부의 노력으로 세계 유수의 기술주 시장이 됐다”면서도 “한국의 시가총액 30위 기업 중 코스닥 상장사는 단 하나에 불과한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미국에서 소위 혁신기업이 증시 시가총액 최상위 30위 중 16개를 차지하는 점과 극히 대조되는 대목이다.
한국 역시 기술주 시장이 중요한 만큼 서둘러 선진 벤처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게 김 회장 생각이다. 김 회장은 “코스닥 펀드 조성을 정부에 건의하는 등 유동성 확보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회의 새로운 목표도 세계 최고 수준의 벤처생태계 조성으로 하겠다고 했다. 또 협회 차원의 지원도 약속했다. 김 회장은 “중요한 것은 비바람이 불 때도 버티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펀더멘탈(기초체력)”이라며 “위기를 인식하고 제대로 된 솔루션을 신속하게 만들어 대처할 수 있다면 아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투자 활성화를 위해 부산에서의 중요 역할도 자처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김 회장은 “부산은 한국경제뿐만 아니라 벤처생태계에서 아주 중요하다”며 “우수한 지역 산업 인프라가 벤처생태계와 시너지를 만들 수 있도록 협회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회장 취임 후 첫 과제로 여겨지는 중기부의 기술창업 지원 프로그램 팁스 주관기관 선정에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 회장은 “일정에 차질 없이 창업진흥원과 협의해 준비할 것”이라며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및 연계를 통한 기업 지원 △우수 창업기업 후속투자 연계 △인수합병 시장 참여 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예비창업자 육성 프로그램 활성화도 약속했다. 김 회장은 “한국 최고의 엘리트 창업가 양성 프로그램으로 만들 것”이라며 “올해 안에 시범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전임 회장이 추진한 퇴직연금의 벤처펀드 출자 허용도 임기 내에 결실을 보겠다고 했다. 김 회장은 “퇴직연금의 더 높은 수익을 위해 벤처펀드의 출자 허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며 “모험자본이지만 포트폴리오 투자인 만큼 위험하지 않다는 점을 강조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2000년 LG벤처투자(현 LB인베스트먼트)에 입사하며 벤처투자 업계에 입문했다. 이후 IDG벤처스코리아, 인터베스트, 한화인베스트먼트, 센트럴투자파트너스 등을 거쳐 2017년부터 퀀텀벤처스코리아를 설립해 대표직을 맡고 있는 25년 이상의 베테랑이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