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얼어붙은 PK 채용 시장 녹인다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시작
4년제 학위 소지자·졸업 예정자
지난해 신입·경력 500여 명 채용
대기업도 채용 규모 줄이는 와중
2년 연속 지역 채용 시장 '화색'
경남 거제시에 터를 잡은 한화오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인재 채용에 나선다.
미래 조선·해양 산업을 이끌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와 세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포석이다.
특히 ‘트럼프 2.0 시대’ 최대 수혜 업종이 ‘K-조선’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역대급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동남권 취업 현장에 훈풍을 불어 넣고 있다.
한화오션은 2025년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 절차를 시작했다고 6일 밝혔다. 4년제 대학 학사 학위 소지자와 졸업 예정자를 대상으로 일반 전형과 글로벌 챌린저로 나눠 오는 23일까지 서류를 접수한다.
일반 전형은 설계, 생산관리, 사업관리, 경영 지원 등 크게 네 부분이다. 글로벌 챌린저는 설계, 사업관리, 경영 지원 등 3가지 직무만 지원받는다. 합격자는 6월부터 2개월간 인턴십을 수행한 뒤 실무에 배치된다.
한화오션의 과감한 인재 투자는 경기 침체 장기화로 얼어붙은 부산과 경남 지역 채용 시장에 가뭄의 단비가 되고 있다.
지난달 한국경제인협회가 발표한 ‘500대 기업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 조사’ 보고서를 보면 대상 기업 중 61.1%는 채용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했거나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변한 38.9% 중에도 작년 보다 채용 규모를 늘리는 곳은 12.2%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증폭된 미·중 무역 갈등과 글로벌 경제 둔화 여파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탓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한화오션은 되레 채용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만 신입과 경력직을 포함해 총 500여 명을 신규 채용했다. 이 중 200여 명을 상선사업부에 배치했다. LNG 운반선,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등 고부가 상선시장 회복 기류를 적극 활용하기 위해서다. 또 글로벌 사업 확대에 발맞춰 해양사업부에 100여 명, 해외 함정시장 진출 등 국내외 사업 확장을 주도하고 있는 특수선사업부에 100여 명을 수혈했다. 나머지 100여 명에게는 연구개발과 경영 지원 직무를 맡겼다.
생산성을 극대화할 스마트 조선소 운용에 필요한 생산직 채용도 상시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선박 의장·탑재·시운전과 고난도 용접·가공 인력을 꾸준히 선발하고 있다. 덕분에 2023년 5월 출범 당시 8500명 수준이던 임직원 수는 2월 말 기준 1만여 명으로 늘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7년까지 1만 1000명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지역 인재 발굴과 육성에도 집중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1월 부산시와 ‘부산엔지니어링센터’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 센터는 해양‧특수선 분야 세계 시장 개척을 위한 전진기지로 국내 우수 설계 인재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교두보다. 5월부터 설계 인력 150여 명이 업무를 시작해 2027년까지 350여 명을 추가로 채용한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방산, 친환경, 해상풍력, 스마트 야드 등 4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 달성을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투자와 대규모 우수 인재 확보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