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제조업 ‘고부가가치’ 전환 본격 투자… 500억대 모펀드 출범
'부산 미래산업 전환펀드 1호' 결성 완료
10년 내 5000억대 규모 자본 조성 목표
조선·해양·자동차부품 디지털 전환 시도
스마트팩토리·탄소저감 기술 등에도 투자
부산시청 전경. 부산일보DB
부산시가 지역 주력 산업의 체질 개선과 신산업 전환을 위해 총 500억 원 이상 규모의 모펀드 결성을 마무리 지었다. 이 펀드를 통해 부산시는 전통 제조업의 고부가가치 산업 전환을 촉진하고, 부산·울산·경남 기업들에 대규모 정책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지역 산업구조의 대대적인 전환과 미래 성장 기반 조성을 위한 ‘부산 미래산업 전환펀드 1호’의 모펀드 조성이 완료됐다고 30일 밝혔다. 이 펀드는 대형 시중은행 다섯 곳이 500억 원을, 부산시가 41억 원, 산업은행이 10억 원을 출자해 총 551억 원 규모로 구성됐다. 시는 후순위 출자를 통해 금융권의 위험 부담을 줄이고 펀드 조성의 기반을 다졌다고 전했다.
이번 펀드는 2025년부터 9년간 매해 동일한 방식으로 모펀드를 결성해 총 4959억 원 규모의 산업혁신 자본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에 민간 자금을 매칭해 연간 2587억 원, 총 2조 3283억 원에 이르는 자펀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자금은 부산을 중심으로 울산과 경남 등 동남권 중소·중견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친환경 기술 접목, 신사업 진출 등을 촉진하는 데 집중적으로 사용된다.
특히, 조선·해양, 자동차 부품 등 지역 주력 업종의 경쟁력 저하 문제를 해결하고, 스마트팩토리 구축이나 탄소저감 기술 도입, 전기차 부품 전환 등으로의 구조 개편을 지원함으로써 산업 생태계를 고부가가치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기업들은 실질적인 사업 재편에 필요한 자금을 공급받아 기술 고도화와 미래차 시장 대응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금 운용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맡아 자펀드 구성 등 전반적인 자금 운용을 총괄한다.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은 4개 자펀드로 자금을 나누어 기업에 대한 사후관리와 투자 자문까지 아우르는 지원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시는 오는 7월부터 자펀드 운용사 공개모집을 시작해, 9월부터 자펀드 결성에 본격 착수하고 연내 첫 투자기업을 발굴해 투자 집행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시는 시중은행 지역본부, 산업은행, 부산은행, 부산상공회의소 등의 기관들과 협력망을 이미 마련했다. 또 지역 기반 운용사의 참여를 유도하고 수도권 우수 운용사 유치를 위해 인센티브 제공 방안도 준비 중이다. 지난 24일 열린 펀드 설명회에는 지역 기업과 금융기관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고, 이후에도 문의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시는 이번 펀드를 통해 지역 기업의 신산업 진출과 체질 개선을 위한 실질적 자금 돌파구를 제공한다. 장기적으로는 지역 자본의 선순환을 유도해 부산이 주도적으로 미래 성장 전략을 설계하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올해 안에 전환펀드 1호의 투자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며 “이를 계기로 지역 산업에 혁신의 흐름을 퍼뜨리고, 부산이 자립적 성장 동력을 갖춘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황석하 기자 hsh03@busan.com